음바페가 모래폭풍 뚫으면 메시를 만난다

문원빈 기자 2022. 12. 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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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공격진 프랑스 vs 최대 이변 주인공 모로코
- 모로코 수비의 핵 하키미(왼쪽), 프랑스 에이스 음바페 [출처: 파리생제르맹 채널]

2022 월드컵 최대 이변은 누가 뭐라 해도 '모로코'다. 조별리그 1위로 당당하게 16강행을 탄 모로코는 아프리카 최초 4강에 진출했다.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강호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다.

특히 포르투갈은 16강에서 스위스를 6대1로 완파해 분위기가 좋았다. 반대로 모로코는 스페인과 승부차기까지 펼쳤다. 체력 소모가 컸지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인가. 모로코는 포르투갈의 맹공을 처절하게 막았다. 모로코 방패가 포르투갈 창보다 한 수 위였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포르투갈은 후반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투입했다. 천하의 호날두에게도 골문을 지키는 야신 보누의 장벽은 너무 높았다. 결국 호날두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는 지난 11일로 막을 내렸다. 모로코는 세계 최강 방패로 인정받았다.

포르투갈을 물리친 모로코는 세계 최강 우승 후보 '프랑스'를 상대한다. 프랑스는 역대급 전력으로 칭송받는 잉글랜드를 제쳤다. AI 분석으로는 프랑스가 근소하게 우세였다.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을 실축하지 않았으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였다. 약점도 많이 드러나 보완이 필요하다.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게 패배하면서 프랑스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아졌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는 프랑스 우승을 40.37%로 예측했다. 다음으로 아르헨티나가 38.47%, 크로아티아와 모로코는 각각 12.51%, 8.65%에 그쳤다. 4강 대결도 프랑스가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피파23 능력치만 봐도 차이가 크다. 전체 오버롤(이하 OVR)은 프랑스가 83으로 모로코 77보다 6이나 높다. 공격과 중원 능력치 차이는 7과 9로 더 크다. 평균 연령은 프랑스가 27.18세로 모로코 26.36세보다 약간 높다. 월드컵 4강에선 체력 상태가 팀마다 크게 다르므로 연령에 따른 속도 차이는 무의미하다.

- 피파23 기준 모로코 전력

모로코의 강점은 수비다. 아니 '야신 보누'다. 스페인, 포르투갈 승리는 야신 보누의 손에서 탄생했다. 모로코 수비가 무너진 장면이 간혹 보였다. 수비벽을 뚫고 기습적인 유효 슈팅도 많았다. 그의 신들린 선방이 없었으면 모로코는 승리할 수 없었다.

모로코 강점은 역습이다. 크로아티아처럼 수비 위주 역습 전술을 선호하지만 스타일은 다르다. 역습 기회를 잡으면 크로아티아는 강력한 중원을 앞세워 서서히 상대를 조여간다. 반면 모로코는 속도전이다. 공을 잡는 순간 폭발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달린다.

전문가들은 "최근 축구 메타에 가장 적합한 팀이다"고 평가했다. 21세기 들어 점유율 위주 공격 축구가 성행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브라질, 잉글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골문을 잠가버리는 수비 축구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을 펼치다 오히려 지쳐버린다. 골이 계속 들어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숨을 참고 있던 상대가 치고 나아가면 속수무책 무너진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을 활용해 수비&역습 전술을 극대화했다. 선수 두세 명의 패스 연계로 금방 상대 진영 앞까지 도달한다. 제공권 장악력도 높다. 이는 체력 비축에서도 효율적이다. 모든 선수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전에서도 측면 센터링과 '유세프 엔 네시리'의 압도적인 점프력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전술에 최적화된 신체 구조와 특징을 지닌 것이 이변의 원동력이라 볼 수 있다.

다만 프랑스전은 포르투갈전보다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다. 나이프 아구에르드와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16강에서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8강전에서는 로맹 사이스가 들것에 실려나갔다. 공·수 밸런스에 균열이 생겼다.

공은 둥글다.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레그라기 모로코 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정상에 오르고 싶다. 아프리카 대륙과 아랍권 국가를 대표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가 지쳤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지칠 수 없다. 우리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 피파23 기준 프랑스 전력

프랑스는 말이 필요 없다. 여전히 세계 최강임을 과시했다. 카림 벤제마, 폴 포그바, 캉테, 은쿤쿠, 킴펨베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해 불안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조별리그 튀니지전과 8강전을 제외하면 압도적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그 중심에는 초호화 공격진이 서있다. 킬리안 음바페, 올리비에 지루, 앙투안 그리즈만, 우스만 뎀벨레. 세계 최고 프로팀 공격진이라 불러도 될 만큼 뛰어난 공격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특히 35세 노장 올리비에 지루의 활약이 돋보인다. 프랑스 에이스는 단연 킬리안 음바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지루의 활약이 없었다면 프랑스는 4강까지 오지 못했다.

4강에서도 공격진에 거는 기대가 크다. 능력치만 봐도 파티, 모라타, 토레스의 스페인 공격진과 펠릭스, 하무스, 페르난데스의 포르투갈 공격진보다 훨씬 높다. 속도, 경험치, 연계 플레이, 제공권 등 전체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모로코 수비진도 한층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야신 보누라도 골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앙투안 그리즈만의 헌신적인 플레이도 인상적이다. 소속팀에서 공격수인 그는 국가대표에서 봉사활동을 자임했다. 최하단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한다. 공격력이 감소했고 눈에 띄는 활약이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리즈만의 헌신이 없었다면 현재 빈틈이 생긴 프랑스 수비는 상대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프랑스는 수비에서 많은 약점을 보이고 있다. 5경기 동안 5실점을 허용했다. 피파23에서도 주전 선수를 제외한 수비 OVR은 73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뛰어난 볼 관리와 컨트롤 능력을 앞세우는 모로코식 빠른 역습이 얼마든지 통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 수비수 쥘 쿤데도 "모로코는 매우 탄탄하고 수비도 대단하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뛰어난 수비를 가진 팀이다. 공을 가진 선수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거의 주지 않는다. 프랑스는 더욱더 빠르게 움직이고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 프랑스(피파 랭킹 8위, 포메이션 4-2-3-1)



◎ 강점 '세계 최강 공격력'



- 킬리안 음바페 최고의 컨디션



- 벤제마 빈 자리 확실히 채운 지루



- 수비 가담으로 약점 보완한 그리즈만



 



◎ 약점 '8강전에서 보인 수비 약점'



- 주전 미드필더 부상



- 음바페, 지루 컨디션에 따라 흔들리는 득점력



- 무패 속 매 경기 실점



 



◎ 핵심 선수 '올리비에 지루'



프랑스의 에이스는 킬리안 음바페다.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모로코전에선 지루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그 이유는 모로코 레프트 윙백 아슈라프 하키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키미는 음바페와 같은 파리 생제르맹 소속이다. 음바페를 너무나도 잘 안다. 음바페가 이전 경기처럼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모로코는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상대한 팀 중 가장 빠르다. 음바페 속도가 하키미 벽을 뚫기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피파23에서 지루는 OVR 82로 음바페 91, 벤제마 91, 그리즈만 84보다 낮다. 전성기도 한참 지났는데 OVR로 평가할 수 없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지루는 교체 자원이었다. 카림 벤제마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주전으로 기용됐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루는 벤제마 빈자리를 제대로 채웠다.



8강전에서 그리즈만의 크로스를 완벽하게 헤딩 골로 연결시키면서 프랑스 승리를 견인했다. 어느새 4골로 2위에서 1위 킬리안 음바페를 바짝 뒤쫒고 있다.



모로코전에서도 음바페가 봉인 당하면 지루가 야신 보누를 뚫어야 한다. 수비에서 빌드업하는 그리즈만과 음바페 반대편에서 모로코를 괴롭힐 우스만 뎀벨레가 지루를 적극 도와야 한다.



지루 또한 루카 모드리치, 리오넬 메시처럼 카타르 월드컵이 라스트 댄스다. 그가 4강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월드컵 연속 우승에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모로코(피파 랭킹 22위, 포메이션 4-1-2-3)



◎ 강점 '빠른 속도 활용한 역습'



- 빠른 속도 역습



- 여전히 견고한 야신 보누



- 압도적인 제공권



 



◎ 약점 '균열이 점점 커지는 수비벽'



- 야신 보누와 하키미 의존



- 주전 수비 연속 부상



- 빠른 속도 선수 대응 미숙



 



◎ 핵심 선수 '야신 보누'



골키퍼 포지션인데도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선수다. 그의 선방 능력은 무적함대 스페인의 행진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를 저지했다. 수비진이 무너져도 야신 보누는 견고했다. 날카로운 중거리슛도 통하지 않았다.



골키퍼가 이 정도 임팩트를 보여준 월드컵이 있었을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깊은 인상이라 남긴 '올리버 칸'을 뛰어넘었다. 야신 보누는 이름 그대로 야신이 재림한 분위기다.



피파23 능력치만 비교하면 요리스가 87로 83인 야신 보누를 앞선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두 선수의 기량 차이는 실점만 보면 반대다. 야신 보누는 승부차기 포함 0실점이다. 캐나다전 실점은 나예프 아게르드의 자책골이다. 반면 요리스는 5실점이다. 현실 능력치는 야신 보누의 압승이다.



8강전에서 모로코는 위험한 상황이 많았다. 포르투갈은 점유율 73%로 압도하면서 유효 슈팅을 3개 날렸다. 모두 골과 직결되는 방향이었다. 야신 보누의 뛰어난 위치 선정과 감각적인 선방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모로코의 수비는 야신 보누가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신 보누의 컨디션에 따라 4강 승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야신 보누는 "모로코는 열등감을 털어냈다. 세상 누구와도 대결할 수 있다. 준결승을 넘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상대든 이제 모로코가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비췄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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