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5년간 20조 쏟아붓고도 건보재정 파탄”… 文케어 폐기

장관석 기자 2022. 12. 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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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정책, 건보 근간 해쳐”
복지-노동 등 ‘개혁 드라이브’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건강보험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지난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칼을 빼들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사태에 대응하며 노동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데 이어 문재인 케어 폐기를 공식화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면서 문재인 케어를 직격했다. 이어 “지난 정부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 원을 넘게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보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면서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보제도의 근간을 해치고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전날 정부의 노동개혁을 위한 전문가 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권고안을 언급하며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문재인 케어’ 대수술 선언에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건강권조차 각자도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무책임한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말했다.

尹, 文케어에 “포퓰리즘” 직격… 노동 이어 건보 수술 나서


“의료 남용-건보 무임승차 방치
文정부 혈세 낭비, 건보 근간 해쳐
재원절감 필수의료-약자복지 강화”
野 “의료복지 후퇴, 민영화 부추길것”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케어’ 폐기를 공식화하며 각종 개혁 과제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에 원칙 대응을 하며 국정 운영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이를 계기로 집권 1년 차에 하려던 국정과제에 시동을 건 것이다.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을 세워 두고 집무를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도 120대 국정과제를 완벽하게 꿰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저는 집무실에 우리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를 담은 보드를 세워놓고 규범화된 정책 방향을 염두에 두고 국정에 반영하고 있다”라며 “국무위원들도 120대 국정과제 책자를 늘 보고, 또 완벽하게 꿰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尹 “포퓰리즘 정책이 건보 재정 파탄 내”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 원을 넘게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고,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직격하며 대수술을 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 진료 항목이었던 초음파·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거의 모든 의료비에 건보를 적용하는 게 골자다.

윤 대통령은 건보 개혁 방향으로 “건강보험 급여와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건강보험 낭비와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중증 질환처럼 고비용이 들어가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의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강보험 제도의 요체”라고 설명했다. 건보 개혁으로 절감된 재원을 필수 의료와 약자 복지에 쓰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정치적으로 폄훼하려는 문재인 케어는 국민 1인당 평균 47만5000원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줬다”며 “의료복지 정책의 후퇴는 결국 민간보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게 될 것이고 의료 민영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 尹 “임기 내 불법과 타협 없다… 화물연대 불법행위 끝까지 책임”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연금, 노동, 교육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각종 논란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수습 등 현안에 밀려 취임 7개월이 넘도록 개혁 과제에 시동을 걸지 못했다. 이번에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강경 대응 방침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대통령실은 이를 모멘텀 삼아 ‘윤석열표 개혁’을 보여줄 시점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으로 촉발된 노동 개혁 논의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그리고 미래 세대의 일자리와 직결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의 노동개혁을 위한 전문가 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전날 내놓은 노동시장 개혁 권고안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른 처벌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깨려는 세력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반복해서 선동함으로써 대중을 속아 넘어가게 하거나 그것이 통하지 않으면 폭력을 동원해 겁을 주려 한다”면서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그건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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