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벤버지' 벤투 감독, 한국 축구와 작별 인사…포르투갈 출국

이상필 기자 2022. 12. 1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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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인천국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 축구를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무대로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을 떠났다.

벤투 감독은 13일 오후 11시 30분 아내, 코칭스태프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벤투 감독은 두바이를 경유해 포르투갈로 돌아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약 4년 4개월 만의 작별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 후 새로운 사령탑을 찾고 있던 대한축구협회는 그해 8월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후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며, 한국 축구 사령탑 사상 최장수 감독이 됐다. 또한 35승13무9패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사령탑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벤투 감독은 빌드업을 중심으로 한 현대 축구를 한국 대표팀에 적용시키며, 이전과는 다른 스타일의 대표팀을 만들어나갔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첫 번째 시험무대였던 2019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표팀 소집에 어려움을 겪었고, 어렵게 추진한 유럽 원정에서는 대표팀 내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두 차례 한일전에서의 0-3 패배로 벤투 감독에 대한 시선이 차가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빌드업 축구는 한국에 맞지 않다'는 비판을 이겨내며, 새로운 한국 축구를 완성해나갔다.

노력의 결실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맺었다. 한국은 대회 직전과 대회 기간 중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나폴리)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위기에 처했다. 우루과이전(0-0 무)과 가나전(2-3 패)에서는 상대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16강 진출이 걸린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벤투 감독의 뚝심이 만든 결과였다.

다만 카타르 월드컵은 벤투 감독과 한국 축구의 작별 무대가 됐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16강전 패배 후 '한국 대표팀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일 귀국 환영행사에서도 작별 인사를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귀국 후 청와대 만찬 행사에 참석한 뒤 휴식을 취했던 벤투 감독은 이날 오후 9시 4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100여 명의 팬들과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은 벤투 감독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벤투 감독은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전했다. 몇몇 팬들과는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팬들은 벤투 감독이 출국장 게이트에 입장할 때까지 '굿바이 벤투' '굿럭 벤투'를 외쳤다. 선물을 전하는 팬도 있었다. 게이트 앞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벤투 감독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벤투 감독은 출국 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벤투 감독은 "먼저 지난 4년 동안 성원해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 모든 지원스태프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특히나 감사하다. 선수들은 내 인생에서 절대 잊지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만든 이 환상적인 여정에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말을 드린다. 특히나 우리가 이룬 모든 것에 이바지한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코칭스태프에게도 한마디 전하고 싶다. 우리 코칭스태프의 지식, 프로페셔널리즘 및 결속력 없이는 이 모든 것들을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은 "이제 한국 축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미래를 바라보며 떠나야 할 때"라면서 "대한민국은 항상 내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항상 내 마음 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작별을 고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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