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캡틴” 배웅 나온 팬들…‘즉석 사인회’로 보답한 손흥민
40분간 일일이 사인 ‘감사 인사’
정든 벤투 감독도 ‘굿바이 한국’
출국하는 손흥민(30·토트넘)을 보기 위해 팬들이 구름처럼 몰린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팬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었던 손흥민은 ‘즉석 사인회’를 여는 것으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13일 오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안와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쾌걸 조로’를 연상케 하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매 경기 풀타임을 뛰는 투혼을 불살랐던 손흥민은 귀국 후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토트넘으로 복귀했다.
이날 공항에는 손흥민을 보기 위해 팬 200여명이 모였다. 출국 4시간 전인 오전 7시경부터 줄을 서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흥민의 유니폼은 물론, 응원하는 문구를 손에 들고 손흥민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대학생 김영현씨(22)는 “부상 때문에 힘들 텐데도 월드컵에서 뛰는 것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젠 치료에만 신경써서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손흥민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오전 9시17분쯤 공항에 도착했다. 자신을 기다리는 수많은 팬들을 본 손흥민은 손을 흔들며 가벼운 인사를 한 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을 하기 시작했다. 보통 출국 시간에 쫓겨 몇 명만 해주고 떠나기 마련인데, 손흥민은 약 40분의 긴 시간 동안 체크인을 위해 이동하면서 자신을 기다리던 팬들을 위해 일일이 사인을 했다. 팬들은 “여기 좀 봐주세요” “흥민이 형 파이팅”을 외치며 손흥민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손흥민은 사인을 하는 도중에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거르지 않았다.
가까스로 사인을 마친 후 아버지 손웅정씨와 포옹하고 입국 수속을 위해 카운터에 들어간 이후에도 수많은 팬들이 게이트로 향하는 길목에서 손흥민을 기다렸다. 손흥민은 수속을 마치고 나온 뒤엔 비행기 출발 시간이 임박해 이동하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것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토트넘은 26일 브렌트퍼드와의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시즌을 재개한다. 아직 월드컵 피로와 부상 우려가 있는 손흥민은 팀의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늦은 저녁 파울루 벤투 감독도 조국 포르투갈로 출국해 한국과 작별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을 떠나며 대한축구협회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4년 동안 성원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특히나 감사드린다”면서 “선수들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대한민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항상 제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에서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며 향후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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