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희망 안긴 메시…그대가 ‘진정한 메시아’

김세훈 기자 2022. 12. 1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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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정치 혼돈 속 아르헨
축구대표팀 활약 ‘유일한 위안’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많은 축구팬들이 리오넬 메시 조형물 앞에서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 AF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경제 불황과 정치 혼돈 속에 있는 조국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스릴 넘치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플레이와 영웅 메시가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고 있다”며 “경제 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거리로 나온 장면을 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은 올해 12월까지 100%에 도달하리라 예상된다. 빈곤율이 상승하면서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 시장과 단절된 중도 좌파 페로니스트 정부는 값비싼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엄청난 부채를 쌓고 있다”며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주 그녀가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추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정치적 역기능 속에 분노한 4600만 국민의 무게는 메시의 좁은 어깨에 놓였다. 팬들은 “역대 최고 아르헨티나 선수인 마라도나를 추월하려면 메시는 1986년 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활약한 것처럼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라도나가 단골손님으로 자주 방문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카페 수석 웨이터 훌리오 로저(51)는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도 위대함이 회복됐다”며 “매우 나쁜 상태에 있는 우리에게 희망과 안도감을 준다”고 말했다. 포르티요(22)는 “축구는 우리의 구원자”라며 “우리 주위 모든 게 악화하고 있지만 축구 때문에 지난주 우리는 기뻤다”고 말했다. 포르티요는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보지 못한 세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전역은 아르헨티나 국기로 가득 찼다”며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은 현지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시끄럽고 열정적인 축구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마라도라는 2020년 11월 심장마비로 향년 60세에 사망했다. 영웅을 잃은 국민이 마라도나 후계자로 여기는 게 메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메시는 이번에 마라도나와 비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마지막 기회”라고 해석했다.

훌리오 로저는 아르헨티나가 크로아티아를 꺾고 결승에 올라 프랑스를 1-0으로 제압하리라 예상했다.

그는 “축구에서 승리는 정치적 기득권보다는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아르헨티나가 우승한다고 해도 트로피를 대통령궁으로 가져가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말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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