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돌풍 원동력은 유럽 진출의 성과 “더 이상 쫄지 않아”

이정호 기자 2022. 12. 1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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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높아진 경쟁력 원인 진단
차두리 “빅리거들 늘며 자신감 업”
한국 등 16강 진출국 3팀 배출 성과
골키퍼들 연이은 PK 선방쇼 관련
“새 규정에 잘 적응한 결과” 분석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골키퍼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16강까지 치르면서 총 31번의 페널티킥(승부차기 포함)이 나왔는데, 골로 연결된 건 18번에 불과하다. 평균적으로 80% 전후인 페널티킥 성공률은 이번 대회에서 58.1%로 뚝 떨어졌다. 골키퍼의 선방쇼에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대회에서 실제로 골키퍼의 페널티킥 선방률이 높아졌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FIFA 기술연구그룹(TSG) 내 스위스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 파스칼 추버뷜러는 13일 TSG 브리핑에서 이번 대회 골키퍼들의 페널티킥 선방률이 36%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4년 전 러시아 대회의 25%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TSG는 월드컵 현장에서 경기를 분석하고 공식 보고서를 작성하는 팀이다.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위스 골키퍼로 한국과 같은 조에서 뛴 경험이 있는 추버뷜러는 “페널티킥 선방률 증가는 엄청난 수준”이라며 “새 규칙이 적용됐을 때 골키퍼들은 불평했지만, 이제는 (골키퍼들이 적응했다는 사실이) 수치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가 슈팅을 때리기 전까지 골라인에 한 발을 붙이도록 하는 새 규정에 골키퍼들이 잘 적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도 1966년부터 2018년 대회까지 페널티킥을 골키퍼가 막아낼 확률이 17%였다가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골키퍼들이 숙제를 잘해냈다”고 분석한 바 있다. 4강에 진출한 세 팀에는 승부차기에서 맹활약한 골키퍼 야신 부누(모코로), 도미니크 리바코비치(크로아티아), 에밀리나오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의 존재감이 컸다.

추버뷜러는 또 골키퍼가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트렌드에 대해 “이제 단순히 슈팅만 막는 포지션이 아니다”라고 봤다.

TSG는 이번 월드컵에서 두드러진 아시아 축구의 높아진 경쟁력도 분석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16강 진출국(한국·일본·호주)을 배출했다.

한국은 포르투갈,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TSG의 일원인 차두리 FC서울 유스 강화실장(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시아 축구의 선전에 대해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유럽에 기반을 둔 호주, 일본, 한국 선수들이 많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주장을 맡은 선수도 있다. 유럽 팀과의 경기에서 겁먹지 않게 되고, 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만 봐도 차 실장이 월드컵에서 뛴 2002년 한·일 대회 때는 단 2명(안정환, 설기현)이던 유럽파는 이번에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 등을 포함해 8명으로 늘었다.

일본의 경우 최종 명단 26명 중 19명이 유럽에서 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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