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떠난 ‘하와이 왕국 마지막 공주’
수천억 유산 하와이 발전에 써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아온 인물
부친은 왕족, 모친은 아일랜드계
하와이 왕국 ‘마지막 공주’로 불리던 애비가일 키노이키 케카울리케 카와나나코아 공주가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파울라 아카나 이올라니 궁전 전무이사와 하와이 왕족 단체의 대표인 하일라마 파르덴은 1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이올라니 궁전 앞에서 카와나나코아 공주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 이들은 하와이 주민들이 ‘마지막 알리’라고 부르는 카와나나코아 공주가 전날 ‘동반자’ 베로니카 가일 카와나나코아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놀룰루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알리’는 하와이에서 옛 왕족을 일컫는 말이다. 이올라니 궁전은 미국이 하와이에서 유일하게 보존하고 있는 원주민 왕족의 궁전으로 지금은 주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와이 지역 매체는 그가 최근 건강 악화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카와나나코아 공주는 미국이 1893년 하와이 왕국을 무너트리기 전까지 섬을 통치한 왕실 가문의 마지막 상속인이다. 공식적으로 칭호가 있는 왕족은 아니지만 하와이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졌다.
카와나나코아 공주의 아버지는 하와이 카우이섬의 대추장 가문 일원인 데이비드 카와나나코아 왕자이다. 하와이 제도에는 19세기 초 카메하메하 왕조에 의해 단일 왕국으로 통합되기 전까지 섬마다 부족과 추장이 따로 존재했다. 카메하메하 왕조 7대 국왕인 칼라카우아는 데이비드 카와나나코아에게 1883년 왕자 칭호를 수여했다. 하와이는 1893년 미국인이 주도한 혁명으로 왕실이 무너진 뒤 1898년 미국에 병합됐고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가 됐다.
카와나나코아 공주의 어머니 애비가일 와히카 아훌라 캠벨은 아일랜드 출신 사업가 제임스 캠벨의 손녀이다. 제임스 캠벨은 하와이에서 설탕 농장으로 큰 재산을 모아 한때 하와이 땅을 가장 많이 소유했다.
카와나나코아 공주는 외증조부로부터 2억1500만달러(약 28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상속받았다. 그는 상속받은 재산으로 하와이 원주민 학생을 위한 장학사업을 했으며, 호놀룰루 철도 수송 계획 반대, 마우나케아산 천체망원경 건립 공사 저지, 전임 왕족의 장신구 등 유품 전시 등에도 거금을 썼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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