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명령 내린 재난위험시설에서 400여 명 아찔한 수업

최재훈 2022. 12. 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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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전쟁도 아닌데, 400명이 넘는 학생이 철거명령이 내려진 재난위험시설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거제2구역 아파트 재개발 공사장 주변 계성여자고등학교인데요.

KBS가 지난해 6월, 위험을 알리는 보도를 했는데도 조합 측과 대기업 건설사들이 여태 매듭을 짓지 않고 있습니다.

최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공사장 바로 옆 고등학교가 위험하게 서 있습니다.

이 재개발 공사는 HDC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 DL이엔씨 등 대기업 건설사 세 곳이 공동 시공단을 맡고 있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이 2020년 10월부터 학교 옆 구역 공사를 시작했는데, 지난해 6월 10일, 철근 끊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학교 건물 벽면이 터져 나갔습니다.

그날 이후 건물 내·외부에 균열이 계속되자 건설사 측은 붕괴를 막기 위해 건물 곳곳에 파일을 박았습니다.

운동장도 갈라져 땅꺼짐이 우려되자 방수포를 덮었습니다.

체육관 천장은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지고 건물이 기울어 1년 반 동안 폐쇄한 상태입니다.

[한승일/계성여자고등학교 행정과장 :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나서 나오고 난 후에 천장에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진 겁니다. (30cm 되네요.) 두께도 5cm 정도 돼서 (이게 천정에서 떨어진 거네요?) 네, 그 이후론 사용을 안 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외벽이 부서진 뒤 공사장과 가까운 교실 20여 개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 400여 명은 인근 대학교와 실습실 등에서 1년 6개월 동안 불안하고 불편한 수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다견·최주영/계성여자고등학교 학생 : "실습실을 교실처럼 당연하게 사용하니까 조금 불편하고 갈라진 거 그런 거 보면 불안하기도 하고…."]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7월, 본관 건물 안전 진단 결과가 D등급으로 나오자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하고 철거 때까지 일부 사용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발주처인 재개발조합 측과 시공사 측은 설계 잘못이냐, 시공 잘못이냐를 두고 책임을 떠넘기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음성변조 : "저 학교는 오래됐지 않았습니까? 공사하기 전에도 C등급을 간신히 유지하는 정도였고. 이 학교를 재건축을 해주냐, 안 해주냐는 저희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누가 판단합니까?) 정 안되면 소송을 해서 판사가 판단할 부분이고."]

학교 측은 지난 9월 30일, 부산지방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석 달이 다 돼가도록 법원 결정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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