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틀기 겁나요” 한파·난방비 인상에 취약계층 부담

송락규 2022. 12. 13. 21: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바쁜 걸음들 오가는 서울역 계단 위에 사백 서른 두 송이 장미꽃과 이름표가 놓였습니다.

올해, 집이 아닌 거리와 쪽방, 고시원 등에서 세상을 떠난 노숙인 등을 추모하는 겁니다.

겨울이 가장 깊어지는 22일 동짓날까지...

어쩌면 우리도 스쳐 지나갔을지 모를 그들을 기억하자는 추모 기간이 이어집니다.

사실상 모든 게 오른 이번 겨울은 이들처럼 경제적 약자들에게 더 가혹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서운 한파에도 난방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요.

송락규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한 집에 9명이 세 들어 사는 쪽방, 영하의 날씨에도 보일러 전원은 꺼져있습니다.

[김○○/쪽방촌 거주자 : "옷을 그래서 많이 입었잖아요. 속에 내복 2개 껴입고. 밤에는 조금 틀지 몇 시간만 하면서. 추우니까 추우면 잠이 안 오잖아요."]

보일러 가동은 집주인이나 관리인이 정하기 때문에, 먼저 요청하기 쉽지 않습니다.

난방용 등윳값이 1년 새 40% 가까이 올라 보일러 켜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취약계층에 난방비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가 있지만,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쪽방촌 거주자 : "에너지바우처요? (처음 들으신 거죠?) 난 오늘 처음 들은 거예요."]

지원이 제때 안되기도 합니다.

[박○○/쪽방촌 거주자 : "올해 새로 신청을 해야 하는데 신청해도 돈 나오는 건 여름이나 한참 있다가 몇 개월 있다가 나와요."]

소득과 세대원 수를 충족해야 받는 겨울철 난방비는 1인 세대 기준 11만 8,500원, 한 달 난방비로도 모자랍니다.

[손○○/쪽방촌 거주자 : "여기 바우처 있는 사람 몇 분 안 돼요. 저 하나인가 둘인가 되는데 같이 해서 때야죠. 같이 공동생활인데..."]

홀로 사는 어르신들도 난방비 걱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김춘래/서울시 성산동 : "겨울에는 좀 많이 나와요. (어느 정도 많이 나와요?) 8만 5천 원. 세게 때면 돈 10만 원 가까이 나오죠."]

복지부도 겨울철엔 긴급복지 대상에게 월 10만 7천 원의 난방비를 지원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바우처와 중복 지급은 안 됩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중앙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사업을 좀 하나의 (기능으로)... 일일이 바우처를 막 산자부 통해 나오는 걸 찾아서 신청받는 것보다 주거급여에 같이 얹어서 관리하면 되는 거죠."]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차상위 계층에 대한 난방비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노경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