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의원들에 "누구든 검찰 먹잇감 될 수 있어"

동료 의원들에 친전 보내 결백 호소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동료 의원들에게 “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표 행사를 호소했다.

노 의원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200자 원고지 10장 분량의 친전을 보내 “맹세코 말씀 드리는데 돈 받지 않았다”며 “검찰의 저에 대한 수사는 짜맞추기식 여론몰이 수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노 의원 집에서 발견한 돈다발에 대해서도 “2년 전 제 출판기념회 등 두 차례 출판기념회 축의금과 부친과 장모님 부의금 중 남은 것”이라며 “부친의 뜻에 따라 장학 사업에 쓰기 위해 숨겨두지 않고 장롱에 모아둔 것”이라며 거듭 결백을 강조했다.

사업가 박모(62)씨로부터 대가성 뒷돈을 수수했다는 혐의에는 “제 일정표에도 없고 만나지도 않았는데 지역 사무실에 와서 청탁하고 돈을 줬다고 한다”며 “방문했다는 사실도 없고 청탁했다는, 돈을 줬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저를 뇌물죄로 엮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의도된 진술만으로 만들어진 검찰의 수사는 부당하다”며 “저에게 뇌물죄를 뒤집어씌워 희생양으로 몰아가고 국회를 부패한 집단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은 누구라도 자신처럼 '억울한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노 의원은 경고했다. 그는 "누구나 여차하면 검찰이 맘만 먹으면 엮어서 누구든지 검찰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며 “제가 검찰의 무도한 수사에 굴복해 뚫리면, 국회의원이면 누구든 제2, 제3의 의원들이 줄줄이 쓰나미처럼 엮일 것이 눈에 보듯 뻔하다”고 했다.

그는 “검찰의 부당한 수사에 억울하게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양심껏 살아온 제 삶이 완전히 부정되지 않도록 재판에서 정정당당하게 유무죄를 가릴 수 있도록, 방어권을 보장해 주실 것을 선배, 동료 의원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글을 맺었다.

노 의원은 2020년 사업가 박씨로부터 각종 사업 편의와 공무원 인허가 관련 청탁과 함께 다섯 차례에 걸처 6,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전날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노 의원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은 이르면 16~18일 중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의 불체포 특권에 따른 것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참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