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총경 정직 3개월 ‘중징계’
경찰국 반대 총경회의 주도
류 총경 “즉각 불복 절차”
윤희근 직접 징계 요구에
내부 “수장인 게 부끄럽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사진)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류 총경의 중징계를 직접 요구한 것을 두고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징계위)는 이날 류 총경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류 총경은 지난 7월23일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총경회의 주최를 주도했다가 상부의 해산명령을 즉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8일 징계위에 회부됐다.
류 총경은 징계위 결정에 대해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총경은 통화에서 “국가인권위원장도, 경찰인권위원장도, 경찰 내부에서도 계속 (저를) 징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도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며 “권력을 쥔 소수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되는 대로 불복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30일 이내에 행안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해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내부에서는 류 총경의 ‘중징계’를 요구한 윤 청장을 향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찰 내부망 ‘폴넷’에는 ‘윤희근 경찰청장님이 부끄럽다’는 글도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청장은 내정자 시절 수많은 부하직원들의 반대만 아니라 (경찰국 신설에) 법률적 하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찰국 설치에 찬성했다”며 “정작 경찰국 논의를 하겠다는 류 총경에게는 중징계를 의뢰했는데, 저는 당시 정치권으로부터 류 총경을 보호하기 위한 청장의 묘수인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면에서 윤 청장이 보인 모습까지 비판하며 “청장 자리는 부하직원들의 과실에 대해 칼질을 해대는 자리가 아니라 무한대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윤 청장이 우리의 수장이라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 글에는 동조 댓글 60여개가 달렸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윤 청장을 향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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