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 vs 하키미... 적으로 만나는 절친, 둘 중 한 명은 운다

박강현 기자 2022. 12. 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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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아슈라프 하키미(오른쪽)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어깨동무를 한 채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음바페는 모로코가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스페인을 꺾은 날(지난 7일)에 이 사진을 올려 축하했다./음바페 트위터

원수뿐만 아니라 절친한 친구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수 있다.

1998년생 동갑내기인 모로코의 아슈라프 하키미와 킬리안 음바페는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하키미는 지난해 7월 팀 유니폼을 입은 ‘신입’이다. 올해가 두 번째 시즌이다. 음바페는 5시즌 동안 PSG에서 뛴 터줏대감이다.

그래도 두 사나이는 단순한 동료 그 이상이다. 훈련도 짝을 이뤄 자주 하고 비행기 좌석도 붙여 앉는다. 경기장에선 세리머니를 함께하고 밖에선 같이 비디오게임과 여행을 즐긴다. 두 선수는 지난 5월 하키미의 고향인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나기도 했다.

서로의 소셜미디어에도 자주 등장한다. 음바페는 지난 7일 모로코가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스페인을 꺾자 모로코 국기와 함께 둘이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후 하키미는 11일 프랑스가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누르고 모로코와의 맞대결이 확정되자 “곧 보자, 친구야”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기며 화답했다.

둘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종교와 국적도 초월한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는 배경엔 서로의 다문화 성장 환경도 한몫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키미는 마드리드 태생이지만, 모로코인 부모를 뒀고 그 영향으로 무슬림이다. 카메룬 출신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를 둔 음바페는 프랑스 파리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자신을 기독교 신자로 규정한다. 둘 모두 부모의 지원과 희생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했다. 하키미는 월드컵에서 경기 후 어머니와 ‘감동의 입맞춤’을 나누는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키미는 이번 월드컵에서 사실상 팀의 무실점을 이끌고 있다. 5경기 동안 자책골 하나 내준 게 전부다. 음바페는 5골로 현재 대회 득점왕 선두를 달린다. 하키미는 오른쪽 측면 수비를 책임지고, 음바페는 왼쪽 날개 공격수로 뛰는 만큼 둘은 경기 내내 끈질기게 충돌할 수밖에 없다. 단판 승부를 앞두고 둘은 12일 한 매체 영상에 함께 등장했다. 음바페가 “내 친구를 무찔러야 한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자, 하키미는 “나는 그를 차서 내쫓을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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