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포함 복수 후보를 다시 심사해달라"...구현모 KT 대표의 파격 승부수는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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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대표가 13일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해도 된다'는 판단을 받았지만, "복수 후보자로 재심사를 해달라"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 사이 "복수 후보자 심사 의견이 있었다", "여권에서 구 대표와 KT이사회를 불편해한다",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구 대표 연임을 부결시킬 수 있다" 등 여러 추측이 쏟아졌다.
KT 역사상 대표후보심사위의 적격 판단을 얻고도 복수 후보자 재심사를 요구한 사례는 구 대표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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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적격 판단에도 주총 겨냥 승부수
정당성 강화해 '국민연금 표결' 확보 전략
"나 포함 복수 후보자로 재심사 해달라"
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대표가 13일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해도 된다'는 판단을 받았지만, "복수 후보자로 재심사를 해달라"며 승부수를 던졌다. 연임 논의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여러 추측과 뒷말이 나왔던 만큼 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내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 연임안에 부결표를 던지지 못하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복수 후보로 심사 요청"…국민연금 겨냥 승부수
구 대표는 지난달 8일 다시 한 번 KT를 이끌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2009년 KT와 KTF 합병 이후 내부 인사 출신으로는 첫 대표 연임 도전이라 눈길을 끌었다. 8일 대표후보심사위가 구 대표 연임 적격성 판단을 위한 1차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 사이 "복수 후보자 심사 의견이 있었다", "여권에서 구 대표와 KT이사회를 불편해한다",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구 대표 연임을 부결시킬 수 있다" 등 여러 추측이 쏟아졌다. 보통 대표 후보자 적격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20일 정도 걸렸던 과거와 달리 이번 심사는 한 달을 넘겼다. 특히 1만6,000명 조합원을 둔 KT노조가 공개적으로 구 대표 연임을 지지했음에도 적격 판단이 늦어졌다.
구 대표는 대표후보심사위 '연임 적격 판단'을 확보하고도 복수 후보자와 다시 경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일 후보로 표결까지 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이 '진짜 싸움'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복수 경쟁에서 승리해 자신이 유일한 후보라는 명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올해 3월 박종욱 KT각자대표는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자진사퇴했는데, 국민연금이 재선임 반대 의결권 행사를 공식화한 데 따른 조치였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연임 적격 판단을 받은 만큼 복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의 확실한 지지를 얻기 위해 복수 심사를 다시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KT 역사상 대표후보심사위의 적격 판단을 얻고도 복수 후보자 재심사를 요구한 사례는 구 대표가 처음이다.
구현모, 최종 승자 될까
구 대표가 스스로 복수 경쟁을 요구함에 따라 KT 차기 대표 논의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른 후보자들을 공모하고 기초 심사를 하는 데 몇 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이달 말 이사회가 또 다른 대표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가 대표후보심사위 적격 판단을 받은 만큼, 최종 후보가 되는 것이 현재까진 유력한 시나리오다. 구 대표 취임 이후 추진한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올해 8월에는 9년 만에 시총 10조 원을 돌파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콘텐츠 분야 성과를 거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2021년 발생한 KT인터넷장애 사태와 5세대(5G)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 취소 등 통신망 투자 미비 논란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KT대표 인선은 매번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구 대표가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일부에서 '윤석열 정부 성향' 인사와 맞붙을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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