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선출 갈등 어땠길래…평창, 도내 첫 자치규약 표준안 보급

박수혁 2022. 12. 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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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대관령과 인접한 평창군의 한 마을은 9년 가까이 '이장 공석' 상태다.

마을 규모가 작다 보니 이장 선출에 필요한 성원 규정 등 정리된 마을 규약이 없었던 것이다.

이 마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13일 <한겨레> 에 "행정과 주민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하는 이장이 오랜 기간 없다 보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루빨리 마을 규약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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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읍 정례 이장회의 모습. 평창군 제공

강원도 대관령과 인접한 평창군의 한 마을은 9년 가까이 ‘이장 공석’ 상태다. 2014년 2월 이장 선출을 놓고 주민 간 분쟁이 생긴 뒤 후유증이 이어지는 탓이다. 2017년 12월 이장 선거까지 했지만 임명이 끝내 불발됐다. 마을 규모가 작다 보니 이장 선출에 필요한 성원 규정 등 정리된 마을 규약이 없었던 것이다. 이 마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13일 <한겨레>에 “행정과 주민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하는 이장이 오랜 기간 없다 보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루빨리 마을 규약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군이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마을 자치규약 표준안’을 마련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표준안에는 이장과 총무, 노인회장 등 임원 선출을 위한 방법과 절차, 임기, 마을 공동재산 관리 등 마을 단위 자치조직 운영에 필요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주민총회 공고 서식과 후보자 등록 공고문 등 마을 운영에 필요한 각종 서식도 담는다.

그동안 농촌 지역에서는 주민들 사이에 정서적 유대가 끈끈한 공동체적 특성이 유지되다 보니, 관행에 따라 합의 추대 등의 형식으로 이장을 선출해왔다. 선거 절차 등이 명문화된 마을 규약도 당연히 없다. 설령 규약이 있더라도 제정한 지 수십년이 흘러 세태와 맞지 않는 사례가 차고 넘친다. 선출 과정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나 마을 재산 관리, 회계 운영과 관련한 크고 작은 다툼의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난 것도 갈등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심한 곳에선 주민들 간 소송전으로까지 번진다.

평창군은 표준안이 마련되면 이장 선출 시기마다 재연되는 갈등을 예방하고, 다툼이 생기더라도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이달 안에 8개 읍·면 이장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1월에는 마을 자치규약 최종안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박종섭 평창군 행정팀장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등의 상당수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자치규약 자체가 없거나 미비해서 벌어진다. 표준안을 토대로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자치규약부터 만들면 분쟁 예방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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