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처리하는 탄소섬유, 태양광 설비로 재탄생

A급 탄소섬유 대비 20% 저렴하면서 고성능 확보
미세플라스틱 배출 억제와 외부충격에도 안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한양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폐처리 예정인 저품질 탄소섬유를 재활용해 저렴하고 내구성 높은 해상태양광 부력체(해상부력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김광석 생기원 탄소경량소재 응용연구그룹 박사와 최준명 한양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해상부력체 신소재로 탄소섬유복합재에 주목하고, 폐기되거나 싼값에 팔리는 저품질 탄소섬유를 재활용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와 금속 입자의 복합화 실험 도중 탄소섬유 표면을 카메라 플래시처럼 짧지만, 순간적으로 높은 빛에너지에 드러내면 탄소섬유와 플라스틱 수지 간 표면 결합력이 극대화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 빛에 노출된 탄소섬유 표면에 산소를 포함하는 작용기가 만들어져 나노스케일 영역에서 물리·화학적 인터로킹 효과(서로 맞물려 결합을 강화하는 효과)가 유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방식으로 표면처리 된 저품질 탄소섬유는 기계적 특성과 내구성이 크게 향상돼 상용 A급 탄소섬유 대비 약 95%의 성능을 나타냈다.

이번 발견을 토대로 해상부력체 시제품 제작에 착수, 해수 수조에서 간이 실증을 완료하고 현재 전북 새만금방조제 내해에서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제작된 해상부력체 시제품은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억제하고 외부 충격에도 안전할 수 있도록 설계·제작했다.

특히 A급 탄소섬유를 활용한 해상부력체 대비 20% 이상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으며, 각종 기후에 견디는 성질과 내염수성 등의 특성도 모두 만족했다.

실증 단계에서는 9개의 해상부력체가 1세트로 구성돼 450W급 이상의 태양광 패널 27개를 지지하고 있는데, 이 구조물은 2m 높이의 파도를 견디고 실제 해상 환경에서 20년간 쓸 수 있는 안정성도 갖췄다.

김광석 박사는 "저품질 탄소섬유를 활용한 해상부력체는 사용기간이 끝난 후에도 같은 기술로 품질을 높여 재사용할 수 있다"면서 "향후 탄소섬유 표면처리를 대용량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비 개발과 실용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