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보재정 펑크에 `文케어 폐기` 선언

김미경 2022. 12. 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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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혈세낭비·재정파탄
인기영합 포퓰리즘 정책" 비판
의료계, 협의체 구성 논의키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친다"며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에 대한 사실상 폐기 선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5년 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을 넘게 쏟아 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며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됐다"고 '문재인 케어'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건강보험 급여와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건강보험 낭비와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대신 절감한 재원으로 의료사각지대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중증 질환처럼 고비용이 들어가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의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강보험 제도의 요체"라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중증 질환 치료와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8일부터 건강보험 개편에 들어갔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급여항목 중 남용이 의심되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초음파 검사에 대해 급여적용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문재인 케어로 인해 MRI와 초음파 검사 같은 환자의 질환·상태와 관련이 적은 분야까지 급여화가 이뤄져 진료비 상승을 부추겼고,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판단이다. 일단 MRI 등 효율성이 낮은 급여항목을 배제하는 것부터 시작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의사단체와 관련 의학회 등 의료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건강보험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협의체 논의 이후 최종적인 급여항목 제외는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케어'에 칼을 빼든 가장 큰 이유는 재정부담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보 진료비는 50조845억원으로 사상 처음 50조원을 돌파했다. 하반기도 비슷한 추세라면 1년간 건보 진료비가 10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당기 흑자를 내던 건보 수지는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되면서 급격히 악화해 2018년∼2020년 내리 당기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병원 방문환자가 줄면서 지난해와 올해는 건보수지 흑자를 내고 재정부담을 덜기는 했지만, 코로나19도 엔데믹 국면이라 내년부터는 다시 건보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건보 적립금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올해 기준 21조20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건보 적립금은 2028년이면 고갈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건보수지가 내년에 1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2024년 2조6000억원, 2025년 2조9000억원, 2026년 5조원, 2027년 6조8000억원, 2028년 8조9000억원 등 적자 폭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60년에는 누적 적자가 5765조원에 달해 그해 국내총생산(GDP)에 육박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건보수지 적자가 쌓이면 국민들이 부담하는 건보료율도 늘 수밖에 없다.

한편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에 대해 "파업 기간에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산업현장에 만연한 조직적인 불법행위도 확실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정부 권고안에 대해 "권고 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우리 사회의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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