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따로 마음 따로 2인방…권은희는 야권, 조정훈은 여권?

박준우 기자 2022. 12. 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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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상민 해임건의안 가결을 둘러싸고 여야에 대비되는 두 인물이 있습니다.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인데요. 권 의원은 여당 의원 중에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고 조 의원은 야권 의원 중에 홀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두 사람의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몸 따로 마음 따로', 보통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쓰는 표현이죠.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는 실제로 몸과 마음이 따로 따로인 인물들도 있습니다. 여야에 각각 1명씩 있는데요. 먼저 '몸은 여당, 마음은 야권'인 분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달 23일) : 아무리 고위직 장관이지만 '실무가 어떻게 일을 한다'라는 부분들을 알고 있어야지, 장관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낼 수가 있거든요? 실무자가 '장관님, ABC가 없으신 것 같은데요' 이렇게 얘기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지난 1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가결됐죠.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 의사를 밝히며 집단 퇴장했는데요. 이 와중에 표결에 참여한 유일한 국민의힘 의원, 다름 아닌 권은희 의원입니다. 홀로 남아 찬성표를 던졌는데요.

권 의원은 줄곧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해임안이 아니라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도 찬성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여당으로서는 권 의원이 야당의 스파이로밖에 보이지 않을 텐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저는 권은희 의원이 우리 당 의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분 아직도 우리 당 당적을 갖고 있다는 게 저는 몰상식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자기 스스로 당을 떠나면 배지를 떼게 되니까, 국회의원은 계속 하고 싶고, 그러니까 스스로 떠나지 않았고 제명해 달라고 그런단 말이죠.]

사실 권 의원의 이런 X맨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권 의원은 여당 내에서 나홀로 당론을 거슬렀습니다.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이상민 장관의 탄핵까지 거론했는데요.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6월 22일) : '이 시대를 역행해서 경찰 지휘 조직을 둔다'라면 행안부 장관이 곧 경찰청장이다. '행안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이 사안을 추진한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헌법의 법률 우위의 원칙, 그리고 정부조직법 경찰청법에 위반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행안부 장관을 상대로 탄핵소추를 진행해야 되는 사안입니다.]

이 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되기도 했습니다. 당시엔 징계 대신 구두 경고에 그쳤는데요.

[이양희/국민의힘 윤리위원장 (9월 28일) : 국회의원으로서 건전한 정책 비판은 허용되어야 할 것이나, 당원으로서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대외활동은 자제할 것을 엄중히 촉구함.]

권 의원은 행정부 견제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이라며 반발했었죠.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9월 28일) : 정당이라는 조직은 헌법상의 조직이고 그리고 국민의 의사 형성을 위한, 국민을 위한 조직이다. 이게 동아리가 아니지 않느냐. 국민의힘이 결정을 했기 때문에 입을 다물라고 한다면, 이것은 정당이 해야 되는 역할이 아니지 않느냐.]

따지고 보면 권 의원은 애초부터 국민의힘 소속을 원한 적도 없습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지내다가 반강제로 국민의힘에 끌려들어간 꼴이었는데요. 대선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국면에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나타냈던 바 있습니다. 비례대표인 권 의원, 지역구 의원과 달리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죠. 당시 국민의당 대표인 안철수 의원에게 제명을 요구하며 무소속 활동을 의지를 밝혔는데요. 안 의원이 거절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국민의힘 소속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권은희/당시 국민의당 원내대표 (유튜브 'KBS더라이브' / 3월 17일) : 제가 안 대표에게 제명 요청을 하면서, 따로 제명 요청을 드리면서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까지는 함께 같이 했지만 앞으로는 다르게 같이 이렇게 진행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권 의원 거취 문제는 양당 합당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는데요. 권 의원이 합당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민의당 원내대표로서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 법안에 찬성했기 때문입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4월 21일) : 합당 이전에 좀 국민의당 측에서 어떤 판단을 하고 그에 따라서 탈당이든, 제명이든 처리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권은희 의원이) 탈당이든 제명이든 우리 당에 와서 하는 모양새는 저희도 원하지 않습니다.]

지난 20대 국회 시절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했던 비례대표 3인방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3명 모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에 반대하며 제명을 원했죠. 뜻대로 되지 않자 의원직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바른미래당에 당적을 뒀습니다.

[장정숙/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2018년 4월 6일)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민주평화당과 함께하고 있는 우리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에게 '정치적 신념이 다르다면 탈당하는 게 도리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자기 궤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권 의원은 세 사람과 달리 실제로 민주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요. 국민의힘은 권 의원의 마음은 이미 민주당에 있다고 본 듯합니다. 권 의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권 의원이 원하는 대로 제명 처리를 해선 안 된다는 기류입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에서 제명을 해주면 사실상은. {직은 유지하면서, 국회의원직은 유지하면서} {무소속으로 지금 되는 거잖아요, 그렇죠?} 네, 자유롭게. {그런데 그렇게는 안 해 줄 거고, 제명은 안 해 줄 거고.} 그렇죠, 보통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게 비례대표 제도가 과연 제대로 민의를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정치인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고 있는지 이제는 심각하게 돌이켜봐야 될 필요가 있죠.]

야권에서도 비슷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몸은 야당, 마음은 여권'으로 평가받는 분입니다.

[조정훈/시대전환 대표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지난 8일) : 국정조사를 동의하고, 그 어렵게 국회에서 통과를 시켜서 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제 '이상민 장관을 해임하고 시작하자'라는 건 작게 보면 반칙이고, 상대편에게 국정조사를 파탄 낼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인데요. 조 의원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야권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추진할 때도 태클을 걸었는데요. 민주당의 본심이 다른 데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달 29일) : 지금 저는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게 된 이유는 점점 몰려드는 당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희석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국정조사로 덮으려는 속셈 아니냐는 건데요. 실제로 조 의원은 '이재명 방탄'에 나선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해왔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대표 (TV조선 '뉴스 퍼레이드' / 지난달 30일) : 이재명 대표가 지금까지 보여준 소위 리더십의 모습은 '나를 따르라' 이런 모습이 아니라 '나를 지켜라, 나를 보호해라' 진짜로 억울하시면 겹겹이 입고 계신 방탄조끼 다 내려놓고 스스로 검찰에 출두해서 수사 받는 게 오히려 더 멋진 모습이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할 때도 앞을 막아섰죠. 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특검법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법사위의 '캐스팅보터'인 조 의원을 넘지 못했는데요. 당시 민주당 내에선 조 의원을 향한 압박성 발언도 나왔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9월 14일) : 조정훈 의원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를 좀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고요. 법사위가 열리면 조석으로 같이 만나는 사이인데 그렇게 단연코 말씀하시는 거는, 본인의 어떤 정치적인 앞으로의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될는지.]

이 일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에게 문자 폭탄을 받았는데요. 욕설에 시달리던 조 의원은 결국 개딸들에게 공개 만남까지 요청했습니다. 물론 만남이 성사되진 못했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대표 (YTN '뉴스LIVE' / 9월 22일) : 지난 열흘, 9월 8일날부터 한 열흘 동안 밀려오는 전화로 업무가 좀 어렵습니다. 마치 의원실이 콜센터를 방불케 하는 것 같습니다. 열 통화에서 여덟 통화는 말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고성들이거든요.]

사실 조 의원의 '마이웨이'는 권은희 의원과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구속력이 덜한 편인데요. 조 의원,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었죠. 하지만 총선이 끝나고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다시 합당하면서 합의 하에 제명 처리됐는데요. 그러면서 시대전환 소속으로 독립했습니다. 반드시 민주당을 따라야 할 이유는 없는 셈인데요. 조 의원은 여야 모두까기를 시전하며 '나혼산' 모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의원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2020년 7월 31일) : {비례민주당 쪽으로 해서 되셨다가 다시 시대전환으로 돌아간} {그런 케이스죠?} 네,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하셨고 그다음에 합의에 의해서 이제 나왔습니다.]

자, 오늘은 '몸 따로 마음 따로'인 여야 정치인 2명의 소식을 정리해드렸는데요. 권은희 의원과 조정훈 의원, 서로 소속을 바꿔서 활동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죠.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노래로 대신하겠습니다.

[따로따로/나훈아 : 마음 따로 말 따로 입 따로 몸 따로 모두 따로 따로 모두 따로 따로 따로 따로 따로 따로 따로 속 따로 겉 따로 속 따로 겉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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