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5000억대 예산 삭감 뜯어보니..."혁신, 더불어 포함되면 0원"

김경준 2022. 12. 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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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을 5,000억 원 이상 삭감한 것을 두고 교육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경비를 삭감한 것은 물론, 교육에 대한 관점은 없고 정치적 고려만 작용한 예산심사 탓에 학생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지적한다.

앞서 서울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2023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을 5,668억 원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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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조, 삭감 예산 조목조목 타당성 지적
"학교기본운영비 1829억 줄어 냉·난방비 걱정할 처지"
"정치적 힘겨루기 몰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제315회 정례회 제10차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2023년도 서울특별시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안을 보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을 5,000억 원 이상 삭감한 것을 두고 교육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경비를 삭감한 것은 물론, 교육에 대한 관점은 없고 정치적 고려만 작용한 예산심사 탓에 학생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지적한다.

13일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아이들의 안전, 건강, 미래를 내팽개친 서울시의회는 각성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2023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을 5,668억 원 삭감했다.

교사노조는 삭감 예산의 30%를 차지하는 1,829억 원은 '학교기본운영비'라고 강조했다. 각종 공공요금, 학교시설 유지비,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련 예산으로 단위학교 살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비라는 것이다. 학교기본운영비 삭감으로 당장 여름과 겨울의 냉·난방비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교사노조는 "올해 산업부의 전기료 인상 예고를 고려해 시교육청이 학교기본운영비를 책정했는데, 시의회가 이를 무시하고 삭감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의 쾌적한 환경뿐만 아니라 학생의 안전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전체 초중고 1,311개교 중 아직 석면 제거 공사가 끝나지 않은 학교는 58.6%인 768개교에 이른다. 시교육청은 조례를 제정해 2027년까지 석면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시의회는 석면 제거 사업운영, 무석면 학교검증 사업비 등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교사노조는 시의회가 '혁신'과 '더불어'라는 용어가 붙은 사업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따지지 않고 정치 편향적 판단에 의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꿈꾸는 교실 혁신지원 사업'은 초교 3~6학년을 대상으로 교사가 만든 교육과정을 공모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인데, 배정된 예산은 '0원'이다. 교사노조는 "이 사업은 2019년 시작돼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아 확장되고 있었다"며 "서울 초등 교사들은 예산 전액 삭감에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더불어키움(공영형)유치원 운영지원' 예산도 전액 사라졌다. 이 사업은 2017년 사립유치원 공영화 모델을 추진하면서 시민여론조사 등을 통해 정해진 이름인데도, 시의회는 '특정 정당의 당명을 노골적으로 표명한 예산'이라는 이유로 삭감했다. 이로 인해 당장 내년 1월부터 296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는 더불어키움유치원의 교육활동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교사노조는 "시의회는 아이들의 환경, 건강, 미래에 대해 무관심하며, 오직 정치적 힘겨루기에만 몰두해 있다"며 "삭감된 예산안의 원상복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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