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세계에서 펄펄 끓는 한국 라면
[앵커]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우리 식품이 뭘까요.
김치, 김...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출액 기준으로 1등은 바로 라면 입니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우리 라면, 장혁진 기자와 오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장 기자, 우리 라면 해외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습니까?
[기자]
지난해 라면 수출액만 6억 7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8,000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라면에게도 숙명의 라이벌이 있습니다.
바로 김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라면과 김은 매년 농수산식품 수출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라면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어요.
올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이 8,000억 원을 훌쩍 넘었거든요?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첫 1조 원 수출 돌파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인기가 상당한데, 어느 나라에서 인기가 많습니까?
[기자]
일단 빅3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국과 미국, 일본이 전체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20%가 넘는 중국이 가장 큰 수출 시장이긴 하지만, 미국과 일본 성장세가 뚜렷한데요.
우리가 라면 먹을 때 '면치기'라고 하잖아요.
미국 소비자들은 면을 후루룩 소리내면서 먹지 않기 때문에 숟가락이나 포크로 떠먹을 수 있도록 라면 면을 짧게 만듭니다.
우리 라면 회사들도 이런 취향에 맞춰 제품을 만드는데요.
농심은 올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제2공장을 세웠고요.
삼양식품은 비슷한 시기 밀양공장을 아예 미국 수출 전담 공장으로 지정했을 정돕니다.
[앵커]
그런데 일본에서 인기있다는 건 약간 의외인 것 같아요.
라면, 특히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이 종주국이잖아요.
거기서 우리 라면이 인기라고요?
[기자]
제가 2주 전에 일본 오사카를 다녀왔는데요.
오사카는 일본 닛신식품 창업주가 인스턴트 라면을 최초로 개발한 도십니다.
라면 종주국의 수도와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만난 일본 소비자 말 들어보겠습니다.
[시모노미우 : "면과 국물이 일본 라면과 달리 면은 쫀득쫀득하고 국물은 감칠맛이 있어서 맛있어요."]
시내 중심가 상점에는 한국 라면이 우리 대형마트 못지 않게 종류가 다양했고요.
또 한강 편의점 같은데서 종이 냄비로 봉지 라면 끓여먹는 건 우리식 조리법이잖아요?
그런식으로 우리 한국 라면을 골라서 끓여먹는 가게들도 오사카에 여럿 생겼습니다.
[앵커]
국물이 맛있다...우리 매운 맛이 일본 시장에도 통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일본 라면은 전통적으로 닭 육수, 생선 육수를 기반으로 하거든요?
그래서 라면 국물이 맑고 하얗죠.
우리도 몇년 전에 이런 라면이 반짝 인기였는데 지금은 주춤하잖아요.
우리는 소고기 육수의 빨간 국물, 맵고 짠 라면을 주로 만드는데, 오히려 이게 일본 소비자들한테 특이하다고 먹혀든 거예요.
특히 매운 볶음면 같은 제품은 젊은층에서 먹방, 도전 영상이 퍼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앵커]
재밌네요.
다른 이유는 없습니까?
[기자]
일본 라면시장이 좀 특이한 부분이 있어요.
전세계 모든 나라의 라면 시장은 봉지 라면 중심이거든요?
그런데 유독 일본만 컵라면 시장이 75%로 압도적입니다.
편의점 문화가 발달해 있고, 일본사람들이 남에게 폐끼치는 걸 싫어하잖아요?
상대적으로 냄새가 더 많이 나는 봉지 라면을 그래서 잘 안 먹었던거죠.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집에서 요리를 더 하게되고, 봉지 라면에 눈을 돌리게 된거죠.
컵라면 강국인 일본에서 우리가 봉지 라면으로 틈새시장을 찾은 겁니다.
[앵커]
그런에 우리 컵라면이 이색국가에서 인기있는 경우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남태평양에 아메리칸사모아라는 나라가 있는데요.
'서사모아'라고도 알려진 작은 섬나란데, 인구가 5만 5천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사발면 제품이 큰 인기라고 합니다.
올해만 250만 개 넘게 팔렸고요.
1년이면 한 사람당 평균 62개 먹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조금 이해가 안될 정도의 인기인데, 1990년대 한국인 선원들이 이 라면을 소개해준 뒤 사람들이 즐겨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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