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北, 인도적 협력 요청땐 생색내지 않고 실질적 지원할 것”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서 밝혀
긴장국면속 대화여건 조성의지 강조
“도발중단 설득, 민간협력 여건마련”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3일 인천 강화군의 한 호텔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3일 남북 간 위기 국면 속에서도 북측과 신뢰를 쌓을 조치를 취하며 대화를 위한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권 장관은 인천 강화군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년 정책 방향을 밝혔다. 그는 간담회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전략 도발을 강행한다면 전례없는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국면 전환을 위한 대화·협력에 대해서는 적극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내년에 북한이 도발을 멈추도록 설득하면서 남북 당국 간 접촉을 위한 시작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소소하고 낮은 단계라고 할지라도 북한과 신뢰를 쌓을 조치를 찾아나가면서 북한이 대화를 선택하고 접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남북관계 상) 제반 여건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부터 민간 차원의 남북 협력이 재개될 수 있도록 당국 간 협력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北, 향후 방향 고민하고 있을 것”

13일 부처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사진제공=통일부>

권 장관은 “북한이 강 대 강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정세를 예단하기 보다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잇는 조치를 쌓아가면서 북한이 우리 제의에 호응해오기만 한다면 즉각 (대화·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대북·통일정책 전반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원칙이 남북 간 인도적 협력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권 장관은 “북한이 지금이라도 (식량 등을 포함한) 인도적 협력을 요청해오면 생색내지 않고 실질적 도움이 되는 수준에서 지원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인도적 분야에 대해서는 한반도 정세나 비핵화 협상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권 장관은 간담회에서 올해 일어난 탈북민 고독사(死) 사건을 언급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탈북민 관련 정보를 취합해서 위기 징후를 선제적으로 발동하는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급한 이산가족과 납북·억류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위당국자 “中, 북한문제 더 적극적 역할을”

한편 이날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상당한 대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에 대해 “지금 북한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국가이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여러 가지 이유로 대북제재에 참여하지 않고, 최근 북측 도발과 관련해 안보리(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추가적) 대북제재가 실패하도록 한 주역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향후 한미 등 국제사회에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 비핵화, 더 넓히면 한반도 비핵화가 궁극적 목표”하며 군축협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