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남탓하는 정치, 민생은 볼모인가

김기덕 2022. 12. 13. 17: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또 남 탓이다.

서로 다른 민생 예산을 외치며 맞붙은 여야는 본인 입맛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며 예산 처리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정치 무당층이 2배 가까이 증가한 30%에 육박하는 현상은 협치 실종, 민생 외면, 말 뿐인 개혁을 외치는 국회가 주도했다는 평가를 부인하기 어렵다.

남 탓 이전에 자아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또 남 탓이다. 구태(舊態)의 반복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의 명운을 걸었던 검찰 개혁, 부동산 대책을 쏟아낼 때도 그랬고, 현 정부 들어서는 초부자 감세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639조원의 예산안 처리는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열흘이나 지난 현 시점에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제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야 열린 후 국회에서는 반쪽짜리 대통령 시정 연설, 야당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거대 야당의 단독 예산 수정안 처리 예고 등 헌정 사상 초유의 흙빛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서로 다른 민생 예산을 외치며 맞붙은 여야는 본인 입맛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며 예산 처리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법인세 인하, 부부합산 기초연금, 지역 화폐, 부동산 세제, 경찰국 예산 등이 핵심 쟁점이다. 국회의장이 예고한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가 갈수록 복잡하게 꼬이며 사상 첫 준예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정치 무당층이 2배 가까이 증가한 30%에 육박하는 현상은 협치 실종, 민생 외면, 말 뿐인 개혁을 외치는 국회가 주도했다는 평가를 부인하기 어렵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법인세 인하,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유주택자 외에도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 정책, 고물가에 시름하는 직장인을 위한 세제 혜택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총 169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 폭주를 주장하는 국민의힘이나 지난 정부 흔적 지우기·검찰 공화국을 지적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타들어간다. 이러는 사이 추가연장근로제,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 근로자, 노동자, 농민 등 서민을 위한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남 탓 이전에 자아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들이 정치권을 두고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더 이상 흘려듣지 않길 바란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