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 티켓, 특급 조연에 달려 있다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2. 12.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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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앙투안 그리에즈만

그라운드에선 골을 넣은 공격수가 집중 조명을 받는 주연이다. 하지만 그들만으로 축구를 할 순 없다. 프랑스와 모로코,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4강에 오르기까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공헌한 '특급 조연'들이 있었다.

60년 만의 대회 2연패를 쟁취하려는 프랑스를 보면 득점왕을 노리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나 올리비에 지루(AC 밀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처럼 개성 강한 프랑스 공격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이는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다. 그리에즈만은 FC 바르셀로나에서 실패하고 원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아가야 했지만 대표팀에서만큼은 여전히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모로코 자와드 야미끄

지난 잉글랜드와의 8강전은 그리에즈만이 왜 훌륭한 선수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전반전까지 패스 성공률이 100%였던 그리에즈만은 전후반 하나씩 도움을 기록하며 2대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지금까지 도움 3개를 올린 그리에즈만은 포르투갈의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과 공동 1위지만 나머지 두 선수가 탈락하면서 도움왕이 될 기회를 잡았다.

프랑스의 무서운 공격력을 막아서야 하는 모로코는 수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모로코는 지금까지 5경기에서 1실점만을 기록하는 '짠물 수비'를 펼쳤는데 그 1실점마저도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골이기에 실질적으로는 상대에게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셈이다.

크로아티아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문제는 부상이다. 주전 수비수 나이프 아게르드(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16강전부터 부상을 입은 상태인데, 주장을 맡은 베테랑 수비수 라우만 사이스(베식타시)까지 8강전에서 부상을 당해 4강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결국 포르투갈전 깜짝 선발로 나와 클리어링 10회를 해내며 활약한 자와드 야미끄(레알 바야돌리드)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야미끄가 활약을 이어간다면 아프리카 최초의 결승전 진출도 꿈만은 아니게 된다.

아르헨티나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

4강 반대편의 크로아티아는 무서운 체력을 자랑하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인터밀란)가 4강 진출의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토너먼트 경기에 나섰다 하면 연장전 승부를 벌이고 있는 크로아티아는 선수단 평균 연령이 높아 언제나 체력 문제가 걱정이다. 일본과의 16강전에서는 베스트11 평균 연령이 29세330일로, 2006 독일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30세8일)가 세운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 선발 최고령 기록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992년생인 브로조비치는 어느덧 서른 줄에 들어선 선수지만 FIFA 자료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에서 지금까지 71.95㎞나 뛰며 우려를 불식해왔다. 다른 팀들이 90분씩 경기를 할 때 16강과 8강에서 120분 경기를 2번씩이나 치렀기 때문이지만 그렇다 해도 경기당 평균 14.39㎞를 뛰는 체력은 대단한 수준이다. 브로조비치가 이처럼 뛰어주기에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마테오 코바치치(첼시) 등 다른 미드필더들은 마음껏 공격에 가담할 수 있다.

미친 듯이 뛰는 크로아티아에 비해 활동량이 적어 보이는 아르헨티나는 결국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뛸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를 제대로 보좌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 임무를 다하고 있는 선수로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가 돋보이고 있다.

마크알리스테르는 월드컵 이전까지만 해도 조바니 로셀소(비야레알) 등 경쟁자에게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이번 월드컵 경기에 자주 나오면서 폴란드전 결승골 등 알짜 활약으로 메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가 활약을 펼치자 토트넘 홋스퍼, 유벤투스, 인터밀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럽 유수의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많은 골을 넣고 팬들에게 환호를 받는 선수는 아닐지라도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의 알짜가 된 '언성 히어로' 선수들을 지켜보는 것도 월드컵에서 축구를 즐기는 한 방법이 될 전망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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