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드보이 이팔성·조준희도 거론 … 政治금융을 경계한다
최근 금융사 최고경영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보면 실망스럽다. 이팔성 씨와 조준희 씨 등이 BNK금융과 우리금융 회장이 되기 위해 뛰고 있다는데, 두 사람은 이명박 정부 당시 각각 우리금융 회장과 IBK기업은행장을 지낸 '올드보이'다. 특히 이팔성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금융권 4대 천왕'으로까지 불린 인물이다. 10여 년 전 인물이 귀환할 정도로 한국 금융에 인물이 없나 싶다. 이들 외에 거론되는 유력 인사 중 상당수는 관료 출신이라고 한다. 결국 올드보이와 관료 위주로 인선이 거론되다 보니 정치권과 정부가 개입하는 낙하산 인사가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12일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회장에 내정되면서 낙하산의 서막이 열렸다는 걱정이 많다. 그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참여해 정책 밑그림을 그렸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란 금융 분야 경력도 있다. 하지만 NH농협금융 입장에선 오랜만에 내부 인사가 회장을 맡아 조직 안정성과 성장성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현 회장의 연임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NH농협금융 회장이 다시 전직 관료이자 캠프 출신으로 바뀌면서 금융권에서 관치 부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낙하산 인사의 폐해는 심각하다. 정부와 정치권의 낙하산으로 회장이 된 이들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당연히 관에 휘둘린다. 정치권의 청탁에 약하다. 정치권에 예속되는 '정치금융'의 우려까지 나온다. 더욱이 NH농협금융과 BNK금융, 우리금융은 모두 민간 기업이다. 정치권과 정부의 인사 관여 자체가 후진적인 관치의 증거일 뿐이다.
물론 최고경영자를 뽑는 금융사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정부의 인식이 틀린 것은 아니다.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회장 1인이 이사회를 장악해 실적과 상관없이 10년 이상 장기 집권하는 관행도 고쳐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정치권의 인사 개입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금융사 회장 자리는 정치권과 관료의 전리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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