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외국인, 현대차 그룹株는 담았다
글로비스·기아·모비스 등
3개 종목서 1.8조원 순매수
"실적 대비 과도한 저평가
지배구조 개편 수혜 기대"

올해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4조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도한 외국인투자자들이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순매수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2일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총 4조136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은 제외한 수치다. 반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해서는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은 현대글로비스를 9344억원 순매수해 현대글로비스는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이 4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올랐다. 기아는 5013억원어치를 순매수해 10위, 현대모비스는 338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16위, 현대차는 1635억원어치를 순매수해 35위에 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호실적과 함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분기 매출액 7조1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5조4040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149억원에서 4780억원으로 51% 늘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자동차 수송 전용선(PCC) 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PCC 이익이 3배 가까이 급증한 덕분에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대글로비스는 2조3598억원어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현대글로비스가 두둑한 현금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는 데 주목한다. 최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지금의 현금을 가장 주주 친화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최선호주"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외국인투자자들을 유인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0%)이다. 정 회장은 계열사 중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지분 비율이 가장 높다. 2대 주주는 노르웨이 해운그룹 빌 빌헴슨의 자회사인 덴노르스케아메리카리니에로 이곳은 정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공동 보유자다. 공동 보유자란 합의 또는 계약으로 공동 취득·처분하거나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한 대상을 말한다. 이 밖에 현대글로비스의 주주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그룹의 특수목적회사 '프로젝트 가디언홀딩스'(10%) 역시 공동 보유자다. 현대글로비스 대주주로는 현대자동차(4.88%)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이러한 주주 구성이 한몫했다. 특히 지난달 말 단행된 현대차그룹 인사 개편에서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규복 전 현대차 전무가 현대글로비스 신임 대표이사로 지목된 것도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예측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타 계열사들은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에 대해 "2023년 도매 판매량은 324만5000대로 전년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황희찬, 300만원 생로랑 패딩 벗고 반팔로 출국한 이유 - 매일경제
- 여기가 불륜 장소?...지팡이 짚던 어르신도 갑자기 허리 펴지는 곳은 - 매일경제
- 손흥민 황희찬 태어난 곳, ‘지역 부심’ 뜨겁다...어디길래? - 매일경제
- “잔금 냈는데도 입주 못합니다”…청약 당첨자들 날벼락 맞은 사연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월드컵 우승하면 벗겠다”…파격 공약 크로아티아 미녀, 누구길래? - 매일경제
- “같은 옷인데 10만원 더 비싸”···아울렛 초특가 덥석 물면 ‘호갱’ [생생유통] - 매일경제
- 명품 K2전차에 아쉬웠던 딱 하나...국내 개발한 ‘심장’ 단다 - 매일경제
- 尹 “선수가 고생했는데...배당금은 왜 축구협회가 더 많이 갖나” - 매일경제
- “한강뷰·커뮤니티보다 중요”...수도권 유주택자의 ‘0순위’는
- 레알·맨유, 이적료 618억원에 김민재 영입 고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