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달라" 유승민, 당권 출마시사…친윤계 "자의식 과잉" 견제
전대룰 변경시 불출마 가능성 여전…권성동·김기현 견제구 날려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비윤(非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 당원들을 향해 "뽑아달라"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이런 유 전 의원의 행보에 친윤계는 "피해망상" 등 거친 표현으로 견제에 나선 모습이다.
13일 여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의 전날(12일) KBS라디오 인터뷰를 두고 당내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당원들을 향해 "총선을 이기고 싶으면 '유승민을 선택하십시오'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당 지도부가 차기 당대표 조건으로 수도권과 MZ세대 표심을 받을 수 있는 인사를 꼽은 데 대해서는 "저(유승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자신을 두고 '역선택' 논란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제가 당 대표가 되는 걸 민주당이 제일 싫다고 하면 저에 대한 지지를 '역선택'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비정상적으로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세력들이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룰을 바꾼다? 윤 대통령이 말한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이 아니지 않느냐"고 친윤계를 비판했고, 지난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이 자신의 선거를 방해했다며 이를 '정치보복'이라고 표현, 윤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의 이 인터뷰는 출마의지를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동안 차기 당권주자를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도 출마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과는 다른 행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대에서 당심(당원 의중) 반영 비율을 기존의 70%에서 80~100%로 조정하는 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당심을 향해 지지를 호소한 점은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의 최대 약점이자, 차기 전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인 당심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다만, 유 전 의원의 출마는 여전히 '물음표'다. 당심 반영 비율이 높아질 경우 전대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실제 출마할지 미지수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유 전 의원 측 인사는 "전대룰, 일정이 명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출마여부를 결정하긴 이르다"며 "당심 반영 비율을 높이는 전대룰이 확정되면 불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유승민을 떨어뜨리기 위한 경선에 참여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 전 의원이 전국을 순회하며 당심잡기 경쟁에 나선 다른 당권주자와 달리 아직까지 언론 인터뷰 외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는 점도 그의 전대 출마에 물음표가 묻는 이유로 꼽힌다.
그럼에도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친윤(親윤석열)계는 유 전 의원을 향한 강한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이다.
친윤계 핵심 인사 중 한명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의원을 향해 "자의식 과잉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 결합하면 피해망상이 된다"며 "유 전 의원은 왜 사사건건 정부 비난에만 몰두하냐는 당원들의 지적부터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지난 6·1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 전 의원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윤심(尹心)은 민심'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윤심 마케팅'을 하지 않았나. 그래놓고 경선에서 패배하자마자 안면몰수했다"며 유 전 의원이 경기지사 당내 경선 룰이 '당심 5 대 민심 5'였음에도 김은혜 후보에게 패배했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룰 변경에 반대한 유 전 의원을 겨냥해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이 자신에 대한 지지가 '역선택'이 아니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이 어떤 특정 후보를 많이 지지한다, 이게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나오고 있다"며 "막연하게 추상적인 '공상의 세계'로 설명하는 것은 실제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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