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인체탐험·머신러닝 날씨교실 … 괴짜 과학선생님들의 도전

이새봄 기자(cestbon@mk.co.kr), 정희영 기자(giraffe@mk.co.kr) 2022. 12. 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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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 과학자 양성에 매진하는 대표 교사 30인이 선정됐다. 이들은 학생이 사회적 쟁점을 과학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학습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고,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제작했다. 코딩과 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을 학생들이 습득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먼저 배우고, 이를 활용한 융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참여와 경험을 통해 에너지 등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를 직접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처럼 첨단 과학기술을 수업에 접목해가며 열과 성을 다해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과학교육을 이끄는 우수 과학교사들 덕분에 학생들은 입시 위주 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과학을 배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14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전국 초·중·고교에서 과학교육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에 공헌한 교사 30명을 선발해 '2022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시상한다고 13일 밝혔다. 과학교사상은 과학교육 내실화에 기여한 교사와 교외활동, 과학 강연, 저술, 봉사활동 등을 통해 과학문화 확산에 이바지한 교사에게 수여한다. 올해는 초·중·고교 교사 30명이 수상자로 뽑혔다.

과학교사상 선발위원장을 맡은 이창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은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심사하면서 수상자들의 탁월한 업적과 교육을 향한 열정에 감탄했다"며 "다가올 미래의 주역인 인재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수상한 선생님들께서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율래 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우리 학생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과학을 통해 더 큰 꿈을 꾸고,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참된 가르침을 실천하는 선생님들이야말로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주역"이라고 전했다.

홍성현 동부초등학교 율포분교장 교사는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인 원자력발전소와 유전자변형식품, 지구온난화를 학습할 수 있는 디지털 교과서를 직접 제작했다. 홍 교사는 "개선된 과학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고 보람을 느껴 지속적으로 수업자료를 개발했다"며 "첨단과 거리가 있는 폐광지 학교에서 첨단기술을 활용한 수업 콘텐츠로 즐겁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과학수업에 적용하기 위해 메타버스 기반 교수학습 모델 개발 연구에 참여하고 게임형 과학수업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가상공간을 제공해 이들이 스스로 학습해가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같은 도서벽지에 위치한 학교와 합동수업을 해 가상공간에서 학생들이 새로운 친구들과 상호작용할 기회를 마련해줬다.

박혜영 가락고등학교 교사 역시 공공데이터와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활용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변화를 예측하는 융합수업을 개발했다. 그는 구글 어스프로와 머신러닝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온실 기체 특징과 북극 해빙 변화, 그린란드 빙하 용융을 분석한 뒤 기후변화 경향성을 설명하고, 앞으로 북극 해빙 현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다. 또 기상자료 개방포털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연평균 기온 변화 데이터를 시각화한 후 점점 뜨거워지는 한반도가 얼마나 더 더워질지 인포그래픽을 제작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박 교사는 학생들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을 배우고 프로그래밍을 통한 실생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게끔 하는 창의융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얼굴인식 잠금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홈 만들기 등 AI 연계 활동을 펼쳐 학생들이 AI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되는지 경험해보도록 했다.

김준현 동점초등학교 교사는 AR·VR 콘텐츠, 로봇을 활용한 과학수업을 개발했다. '와그작! 탐험단과 우리 몸 탐험하기'라는 수업을 통해 초등학생이 뼈와 근육, 소화기관 명칭과 기능을 알고 우리 몸이 움직이는 원리를 쉽게 이해하게끔 도왔다. 학생들은 실제로 보기 어려운 신체를 자세히 관찰하고 움직여보는 것에 큰 호기심을 느꼈고,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기관 명칭을 쉽게 습득했다. 김 교사는 "현실감 있는 환경에서 학습하니 학생들이 공부를 즐거워하고, 관련 활동을 자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김경희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 교사도 학생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과학교육교사연구회 활동에 참여하며 다양한 수업을 개발했다. 그는 화학수업 이해도를 높이고자 양적관계에서의 한계반응물을 과일꼬치에 비유해 설명한 후 탕후루를 제조하고, 스티커를 이용해 이온을 만들어보는 등의 내용이 담긴 수업 지도안을 제작했다. 김 교사는 "오랫동안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이 수업에 관심이 없을 때 교사로서 많이 힘들었다"며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키고자 '거꾸로 수업'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대혁 삼기초등학교 교사는 미래 에너지 교육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들이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에너지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기존 에너지의 문제점과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의 중요성 등을 배웠다. 압력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압전소자를 이용해 나만의 악기를 만들고, 남극 온도 그래프를 직접 그려보는 등 학생들이 흥미롭게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놀이를 한다는 생각'으로 학생들과 다양한 탐구를 진행한 교사의 결실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이어진다. 윤석민 대전과학고등학교 교사가 운영하는 물리 동아리에서 5년간 배출된 동아리원 100여 명은 담당교사와 함께 캔위성 제작과 재능 기부 활동을 벌여왔다.

2003년 과학교육 활성화와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제정돼 올해로 20년을 맞은 과학교사상은 지금까지 수상자 791명을 배출하며 국내 최고 과학교사상으로 자리 잡았다. 수상자에게는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이 주어지며, 두산연강재단 후원으로 외국 연수 기회도 제공된다.

[이새봄 기자 / 정희영 기자]

주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 한국과학창의재단·매일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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