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어음(CP) 금리는 떨어졌지만...문제는 부동산

강봉진 기자(bong@mk.co.kr) 2022. 12. 13. 16: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P금리 2거래일째 내려
중소건설사 부도 등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 높아져

기업 단기자금 조달 창구인 기업어음(CP) 금리 상승세가 멈춘데 이어 하락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CP 금리(A1급 91일물 기준)는 전날(5.53%)보다 1bp(1bp=0.01%P) 내린 5.52%를 기록했다. 전날(12일)에도 하루 전 거래일, 즉 9일(5.54%)에 비해 1bp 내린데 이어 2거래일째 하락하고 있다.

CP금리는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9월 22일 이후 계속 상승했다. 12월 들어 상승세가 멈춰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5.54%로 동결됐다. 올해 들어 처음 하락한 것은 물론이고 연속해서 내리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CP금리의 하락 반전으로 단기자금시장이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현재 5% 중반대의 CP금리가 13년만의 가장 높은 수준이고, 은행의 단기조달금리인 CD금리(AAA급 시중은행 발행 91일물 기준)와의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CP금리와 CD금리간 차이(스프레드)는 9월말까지만 해도 거의 같았으나 10월 들어 크게 벌어지게 시작해 현재는 150bp 수준까지 확대됐다. CD금리는 11월24일부터 현재까지 4.03%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달 말 경남지역 중견건설사인 동원건설산업이 부도나고, 내년 분양 경기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꼽혔던 서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청약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PF 대출 상환에 대한 어려움으로 부도가 나는 첫 사례가 발생됐다”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일어난 문제이면서 동시에 지급보증 현장에서의 사업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함께 반영된 케이스로 보여 일회성 이슈에 지나지 않은 현 건설산업의 어려움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월간 기준으로 유통된 A1 등급 PF ABCP(전단채 포함)의 평균 금리는 9월 3.39%에서 11월 5.36%까지 상승했다. A3등급의 경우 9월 6.01%에서 11월 12.3%로 두배 넘게 상승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건설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하거나 유동성을 공여한 PF ABCP 만기는 12월에 8조원, 2023년1월 6조원, 2023년2월 3조원 가량 등 내년 1분기까지 만기가 집중돼있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신용공여한 유동화증권의 차환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우발부채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각 건설사의 개별적인 사업장에 분양 위험에 따라 향후 리파이낸싱(재대출) 등에서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내년 신용등급 전망을 발표한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건설업에 대한 향후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꼽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업에 대해 “회사채 PF 유동화증권 규모 과중한 A급 건설사나 BBB급 건설사 차환 어려움 겪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자금조달 차질이 건설사 유동성 위험으로 급격하게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PF 차입금 차환과 조달위험 확대되고 있고 PF 차입금 이자율 상승에 따라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건설회사 유동성과 영업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