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 적격’ 평가에도…“여러 후보와 경쟁 원해”

김대영(kdy7118@mk.co.kr) 2022. 12. 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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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후보가 ‘경선 요청’ 첫 사례
구체적 절차 미정, 이사회가 최종 결정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시민 원팀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적격 평가를 받고도 여러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이달 안에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단독 후보로 적격 심사를 받는 현직 대표가 경선을 요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례가 없던 일인 만큼 대표 후보자를 어떻게 추려내야 하는지 정해진 내용이 아직 없는 상태다. 앞으로 진행될 구체적인 절차는 다시 한 번 이사회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단독 후보가 경선 요청…“전례 없던 일”

13일 KT에 따르면 이날 KT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

그러나 구 대표는 이사회에 여러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서다.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87%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앞서 “소유분산기업이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다”며 “이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 제7조는 현 최고경영자(CEO)가 연임 의사를 밝힌 다음 이사회가 심사를 시작할 경우 해당 후보부터 심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요청에 대해 논의한 결과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단독 후보로 연임 적격 심사를 받는 현직 대표가 경선을 요청한 첫 사례인 만큼 향후 절차도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원래 내부 규정상으로는 경선을 할 때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가 후보 풀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데 지금 상황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례이기 때문에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구체적인 절차를 결정하는 것은 이사회의 몫이다.

이 관계자는 “원래의 경선 방식이 지금 상황에도 적용되는지 불투명한 만큼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이사회가 그에 따른 절차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4년 KT맨’ 연임 가능성은?

업계 안팎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구 대표 취임 후 실적이 개선되고 시가총액이 늘어난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제 KT 영업이익은 2019년 1조1595억원에서 구 대표 취임 이후인 2021년 1조6718억원으로 40%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도 2020년 1월 7조원에서 올해 10조원으로 올라섰다.

구 대표가 표방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 KT’도 신사업 분야에서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위험 요인도 있다. KT 전·현직 임원들이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구 대표도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정치적 개입이 장벽이 될 가능성도 있다. KT 민영화 이후 연임된 다음 임기를 마친 CEO는 황창규 전 회장뿐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의 연임은 거의 확실시 된다”면서도 “최근 화물연대 파업 대응 등으로 자신감을 얻은 정부가 후보 심사 막판에 판을 뒤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취임 당시 12년 만의 KT 출신 CEO로 주목받았다. 그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1987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34년간 KT에 몸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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