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과 인공지능의 만남 … 대전, 세계적 물순환 도시로 우뚝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2. 12. 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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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디지털 물산업 현장 가보니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종합상황실 전경. 【사진 제공=한국수자원공사】

'2020년 유엔 세계물보고서'는 기후변화가 물 공급을 더욱더 불규칙하게 만들면서 전 세계가 겪을 물 스트레스(Water Stress)가 점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물의 위기에 맞서는 주요한 대책 중 하나로 빅데이터 분석기법 활용 등을 통한 수자원 관리의 기술 혁신을 제시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물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2030년에 40%로 벌어질 것이며 이미 세계 인구 중 4분의 1이 안전한 식수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누리는 생명의 물'이라는 비전을 토대로 물 산업이 가야 할 방향을 △디지털을 통한 세계 최고의 스마트한 물 관리 △모든 세대, 생명을 위한 물 관리 △경제적 가치 창출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지역특화산업으로 물을 지정하고 혁신의 성과를 세계로 확장시키려는 물 산업 도시가 있다. 바로 대전시다.

대전은 대청 다목적댐 등 대형 댐, 3대 하천(갑천·유등천·대전천)과 상하수도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잘 발달돼 있다. 또 물 관리 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본사가 있는 도시다. 대전은 물 산업의 생태계를 인공지능(AI)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최적의 여건도 보유하고 있다. 대덕의 풍부한 AI 연구 인력,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산업 구조, 전국 최고의 연구개발(R&D) 역량이 그것이다.

지역특화산업에 AI 융합과 활용을 지원하고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은 이 같은 혁신의 기반에 불을 댕기는 촉매제가 됐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컨소시엄이 '디지털 물 산업 AI 융합 지원' 과제를 제출했고 올해 지역특화사업 대상자로 대전이 선정된 것이다. 디지털 물 관련 AI 융합기술 7종과 AI 융합 실증 과제 8종의 개발 및 현장 적용이 내년까지 진행된다. 정재용 대전시 전략사업추진실 실장은 "대전시는 2016년부터 물 순환 선도도시 조성 및 지능형 물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올해 대전시와 한국수자원공사 간 디지털 기반 물 순환 그린도시 대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 물 산업의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물 산업 분야에 AI 도입은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대전 디지털 물 산업 AI 융합 성공사례가 다양하게 나오면, 약 270개 지방자치단체에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스마트한 물 관리에 따른 국가 예산 절감 효과부터 해외 사업에서도 수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 삼진정밀, AI 기반 감압 밸브로 최적의 누수 관리

수요기업 중 하나로 참여하는 삼진정밀은 국내 정상급 물 전문기업이다.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에서 공급기업과 함께 진행하는 개발 과제는 AI 기반의 유량 예측 기능이 가능한 밸브 솔루션이다. AI를 활용한 물 관리의 핵심은 누수 관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다. 이를 위해서는 수압 관리체계의 스마트 구축이 필수인데 그중 하나가 감압 밸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감압 밸브는 수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상수도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는 관로 압력을 낮추고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는 관로 압력을 정상화함으로써 누수율을 조정한다. AI는 사용자의 패턴 분석, 현장의 다양한 이상 상황 등을 딥러닝으로 학습해 사람이 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감압 밸브를 제어할 수 있다. 회사는 AI 융합 사업 완료 후 개발 솔루션을 통해 시스템 매출액 500억원 달성, 고용 증가(100명), 후속 투자 유치 등의 목표를 세웠다.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는 "AI 솔루션을 융합한 제품을 개발해 AI 기반의 정확하고 핵심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확보하고자 본 사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 지하수 정보 통합 관리 시스템으로 표준화 지평 연다

샘물터는 지하수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하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에는 전문가들만 사용할 수 있던 지하수 측정 센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일반인도 쉽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샘물터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만든 자동지하수위측정기기는 무선통신을 이용해 직접 물에 닿지 않고도 수위 관련 데이터를 측정한다.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에서는 '다변량 시계열 분석 기반 지하수 정보 통합 관리 시스템'의 과제를 받아 수요기업으로 참여했다. 지하수 정보 통합 관리 시스템은 AI 융합을 통해 효율적인 지하수 자원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133개 지자체가 각자의 지하수 기초조사 보고서를 제작하는 데 통상 18~24개월이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 한국수자원공사, 혁신 역량으로 물 분야 최고 플랫폼 도약

1967년 창립 후 세계적인 물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해온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관리 분야부터 재생에너지와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대외 경쟁력을 갖춘 공기업이다. 'K-water'라는 이름으로 창업, 보육공간, 지원제도 및 프로그램 등을 통해 물과 관련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적극 뛰어들었다. 공사는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에서 협력기업과 수요기업으로 참여 중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인프라와 기술 등을 총동원해 AI 융합 지역특화산업을 지원하겠다는 복심이다. 협력기업으로서 공사는 정수장, 댐 등의 실증 가능 현장을 협조하는 것으로 참여기업의 솔루션 개발을 지원한다. 수요기업으로서 공사는 기업의 AI 기술을 하천 유량 예측 시스템에 접목한다. 물 관리 기능의 고도화를 이끌고 가뭄 및 홍수 대응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과업을 수행한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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