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리그 최고 강속구 듀오 결성, 하지만 위험은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2. 12. 13. 16: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그 최고 수준의 강속구 외인 듀오를 결성한 KIA 타이거즈. 하지만 위험은 있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외국인 선수 계약을 완료하며 2022 시즌 부족했던 마운드의 파이어볼러 조합을 채웠다. KIA가 계약한 숀 앤더슨(28)-아도니스 메디나(26) 모두 2022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km를 넘겼다. 앤더슨이 최고 구속 157km의 포심 패스트볼을 뿌렸고, 메디나도 최고 154km의 포심패스트볼에 그보다 약간 더 빠른 싱킹패스트볼을 구사했다.

최고 구속이 150km 중반대를 넘거나 근접하고, 평균 구속이 150km 초반대라면 KBO리그 기준으로는 가장 공이 빠른 축에 속한다.

KAI 타이거즈가 리그에서 가장 빠른 강속구를 던지는 외인 듀오를 결성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최근 선발투수로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실제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안우진(키움, 153.4km)이었고, 2위가 로버트 스탁(두산, 152.4km), 3위가 알버트 수아레즈(삼성, 149.2km), 4위가 윌머 폰트(SSG, 149.2km), 5위가 드류 루친스키(NC, 149.1km)였다. 기복이 있었던 스탁을 제외하면 평균구속 1~5위 내 투수가 모두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KIA의 앤더슨-메디나 듀오 조합은 현재까지 발표된 외국인 투수 조합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될 공산이 크다. 자연스레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하지만 위험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KIA가 계약금 3만 6천 달러, 연봉 3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등 총액 63만 6천 달러에 계약을 맺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투수 메디나(신장 185cm/84kg)는 평균 구속 150km 초반대의 하드 싱커와 좋은 무브먼트의 컷패스트볼을 던지며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긴 이닝을 소화하는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적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150km 대의 하드싱커를 던지는 아도니스 메디나는 올 시즌 구원투수로만 뛰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2014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한 이후 마이너리그 단계에서 선발투수로 차근차근 성장했다. 그렇게 단계를 밟아 2020년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에선 선발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선 대부분 불펜에서 출전했다. 메디나는 2020~22년 빅리그에서 도합 19번(선발 2회) 등판해 35.1이닝을 소화했고, 2021년 트리플 A 소속으로 17경기(17선발)서 67.2이닝을 소화하며 4승 5패 평균자책 5.05, 2022년 다시 트리플A에서 18경기(2선발) 31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 4.65를 기록했다.

종합하면 메디나는 2019년 더블 A소속으로 22경기(21선발)에서 105.2이닝을 소화한 이후 3시즌 간 풀타임 선발로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통합 메디나의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도 2017년 119.2이닝이다.

메디나는 매 시즌 성장하고 있는 투수고, 아직 만으로 20대 중반의 나이란 점에서 체력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는 적다. 하지만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션 놀린을 내구성 문제로 떠나보낸 KIA인만큼 메디나가 최근 선발 이닝이 적었던 것은 걱정되는 부분인 건 사실이다.

메디나에 앞서 계약한 앤더슨은 미국 플로리다주 코랄 스프링스 출신으로 신장 193cm, 체중 102kg의 당당한 체격을 지니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 동안 활동했다.

앤더슨은 큰 키에서 내려 꽂는 최고 시속 157km의 빠른 공이 위력적이라는 평가이며,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을 섞어 던진다. 특히 빠른 투구 템포와 강력한 구위로 이닝 소화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40km 대의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란 평가다. 구종 구사 능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포심패스트볼이 워낙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문제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앤더슨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28경기(16선발) 96이닝 3승 5패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5.44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앤더슨은 이후 3시즌 간 빅리그에서 35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39.2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마이너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앤더슨은 2021시즌 18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2승 무 6홀드 1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필승조로 뛰었다. 올해 트리플A에서 다시 36경기의 절반에 가까운 15경기에 선발로 나왔고, 도합 88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 3.58이란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7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숀 앤더슨도 최근 풀타임 선발 경력이 없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선 36경기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15경기에 선발로 나왔고 도합 88이닝을 소화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앤더슨은 변형 패스트볼을 주로 활용해 많은 땅볼도 유도하는 메디나와는 다른 타입의 정통파 오버핸드 타입의 파이어볼러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63경기에 출장 3승 5패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113경기(선발 72경기)에 나서 24승 17패 2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선 1경기에 출장,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8.00을 기록했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는 36경기(선발 15경기)에 나서 88이닝을 던지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바 있다.

보스턴이 2016년 3라운드 전체 88번으로 지명했을만큼 촉망 받는 유망주였다. 그만큼 하드웨어적으로나 매커니즘 측면에선 안정감이 있다. 실제 앤더슨의 몸값은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등으로 첫해 계약 외국인 선수 상한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그만큼 KIA가 외국인 에이스 후보로 점찍은 이가 바로 앤더슨인 셈이다.

종합하면 앤더슨 또한 최근 100이닝 넘게 선발투수로 뛴 시즌은 수년 전이 마지막이란 뜻이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했던 외인 선발투수들이 후반기를 지나 체력적인 부담을 겪은 것과 같은 모습을 앤더슨도 겪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는 트리플A 레벨과 빅리그를 오가는 수준의 외국인 투수들이 코로나19 탓에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이기도 하다.

어쨌든 KIA는 2022 시즌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좌완 구위형 투수를 모두 리그에서 손꼽히는 우완 구위형 투수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맺는 것은 이제 앤더슨과 메디나에게 달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