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내 최악의 겨울황사…"기후변화로 모래폭풍 빈번해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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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국에 최근 10여 년 내 최악이라고 할만한 겨울 황사가 닥쳤다.
이번 황사는 11일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 강력한 저기압이 지날 때 그 후면에서 거센 바람이 일면서 발원했다.
이번에 겨울철인데도 황사가 발생한 이유는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상황에서 주변에 평소보다 눈이 덜 쌓여 바람이 불면 황사가 발원하기 쉬운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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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유입일 80%가 봄철…이번엔 "발원지 기온 오르고 눈 덜 쌓여"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13일 전국에 최근 10여 년 내 최악이라고 할만한 겨울 황사가 닥쳤다.
이번 황사는 11일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 강력한 저기압이 지날 때 그 후면에서 거센 바람이 일면서 발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몽골고원과 가까운 네이멍구 우라터중치(烏拉特中旗) 미세먼지(PM10) 1시간 평균 농도는 11일 오후 11시 4천143㎍/㎥까지 치솟았다. 황사를 일으킨 저기압은 12일 저녁 중부지방 중심으로 눈과 비를 뿌리기도 했다.
내몽골고원과 고비사막에서 황사가 일었을 때 때마침 대기 상층으로 차가운 북서풍이 불었다. 이 북서풍은 황사를 국내로 '배달'해줬다. 찬 공기는 가라앉는 성질이 있으므로 황사를 싣고 오면서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
기상청 관측값을 보면 서울(종로구 송월동)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는 이날 오전 11시께 480㎍/㎥까지 치솟았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150㎍/㎥ 초과) 하한선의 3배가 넘는다.
다른 지역들도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과 '나쁨' 기준을 가볍게 넘기는 등 종일 황사에 시달렸다.
12월에 짙은 황사가 전국을 뒤덮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의 경우 12월에 황사 때문에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가 500㎍/㎥에 육박하거나 넘을 정도로 오른 적이 2009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12월 25~26일 황사에 서울의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 최고치가 963㎍/㎥에 달한 적 있다. 당시 경기 수원시 미세먼지 농도 최고치는 1천132㎍/㎥였다.
이번 이전 최근에 겨울 황사가 심했던 때는 2018년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로 당시 서울(관악산) 미세먼지 농도 최고치는 350㎍/㎥이었다.
동아시아에서 황사가 발원하는 지역은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만주, 하서회랑 서쪽 사막과 황토고원, 타클라마칸사막 등이다. 다만 타클라마칸사막에서 발원한 황사는 국내에 유입되는 양이 비교적 많지 않다.
황사는 주로 봄에 국내에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국내에 유입되는 날 80%는 봄철이고 20% 정도가 겨울철이다.
황사가 심했던 해 중의 하나인 지난해도 황사가 국내에 유입된 9번 가운데 7번이 봄(3~5월)이었고 2번이 겨울(12월부터 이듬해 2월)이었다.
봄에 황사가 더 잦은 이유는 발원지 기후환경 때문이다.
겨우내 얼었던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토양이 봄에 녹으면서 잘게 부서져 바람이 불 때 황사가 발원하게 된다.
이번에 겨울철인데도 황사가 발생한 이유는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상황에서 주변에 평소보다 눈이 덜 쌓여 바람이 불면 황사가 발원하기 쉬운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학계에서는 기후변화로 봄철 기온이 오르면서 황사가 발생하는 시기가 당겨지고 시베리아고기압 계절성과 강도 변화는 가을 황사를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국립환경과학원도 이날 이번에 황사가 발생한 원인이 "기후변화로 최근 몽골과 중국 북부지역 연평균 기온이 상승해 (해당 지역에서) 모래폭풍이 더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황사는 13일 밤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영향을 주다가 14일 새벽부터 서쪽지역을 시작으로 차차 옅어지겠다. 황사를 국내로 싣고 온 북서풍에 이어 그보다 더 센 북서풍이 불어오고 있는데 뒤쪽 북서풍이 강추위를 일으키는 대신 황사를 밀어내주겠다. 다만 남부지방과 제주는 내일도 황사가 완전히 물러나지 않아 미세먼지 농도가 높겠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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