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적격"에도 "경쟁하겠다"…KT 구현모의 '승부수'

변휘 기자 2022. 12. 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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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에 도전하는 구현모 KT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

2차례의 면접을 거쳐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지만, 지배구조 안정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고려해 '복수의 경쟁자들과 함께 재평가' 받기를 스스로 택했다.

우선 KT 이사회는 이날 오후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결과를 보고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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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연임 적격' 판단에도…구현모 "복수 경쟁" 요청, 자신감 피력국민연금 '지배구조 우려' 의식한 판단…후보군에 외부인사 포함한다
구현모 KT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KT, 인공지능(AI)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16./사진제공=뉴시스

'연임'에 도전하는 구현모 KT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 2차례의 면접을 거쳐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지만, 지배구조 안정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고려해 '복수의 경쟁자들과 함께 재평가' 받기를 스스로 택했다. KT 이사회도 구 대표의 결정을 존중해 추가 심사 진행을 결정했다. 새로운 후보군 선출과 또 다른 심사 절차를 고려하면 KT 대표이사 선임에는 좀 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13일 회의를 열어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면접을 실시했다. 지난 8일에 이어 두 번째 면접이다. 지난 3년간의 경영 실적과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 노력, 주가 부양 등의 성과를 고려하면 연임 결정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다. 우선 KT 이사회는 이날 오후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결과를 보고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 대표가 스스로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 배경으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 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일 주주로는 최대지분(10.35%)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지목한 언급이다. 최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가 분산된 금융지주 등이 건강한 지배구조로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스튜어드십코드가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올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정치후원금 관련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박종욱 경영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 바 있는데, 구 대표 역시 같은 혐의로 재판받고 있어서다. 특히 국민연금의 행보가 세간에선 '정권의 의중'으로도 해석되는 만큼, KT로선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구 대표의 연임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으로도 풀이된다. 이미 이사회의 신임을 받았음에도 스스로 복수 후보와의 경쟁을 선택, 대표이사 선임 과정을 바라보는 외부의 불안한 시선을 해소하고 연임의 당위성을 회사 안팎으로부터 인정받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는 지난달 1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바짝 2~3년간의 변화로 끝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가기 위한 기반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며 자신의 연임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통신업계에서도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KT의 연간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직전인 2019년 1조1596억 원에서 지난해 1조6718억 원으로 44.2% 증가했다. KT의 전체 조합원의 99%가 속한 KT 노조마저 최근 "구 대표가 KT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KT의 미래 비전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볼 수 있다"며 "구 대표의 연임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대표의 '복수경쟁' 요청을 받아들인 이사회는 이날 곧바로 새로운 대표이사 선출 절차를 정하기 위한 숙고에 돌입했다. 관심사는 구 대표와 경쟁할 후보군이다. 기존에 관리해 왔던 KT그룹 내부의 후보군은 물론 외부 인사도 폭넓게 참여시켜 '공정성' 논란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KT 이사회는 △대표이사 후보군 '롱리스트' 구성 △심사를 통한 '숏리스트' 압축 △복수 후보의 최종면접을 거칠 전망이다. 다만 내년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고려하면 "가능한 연내 단독 후보 추천이 필요하다"는 게 KT 내부의 시각이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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