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 vs 패기···10년 된 데샹이냐, 3개월 된 라크라키냐

양준호 기자 2022. 12. 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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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무르익은 디디에 데샹(54·프랑스)의 관록이냐, 이제 3개월 된 왈리드 라크라키(47·모로코)의 패기냐.

15일 오전 4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모로코전은 화려한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만큼이나 '극과 극'인 사령탑 간의 지도력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10년이 넘는 대표팀 지휘 기간에 프랑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2016 유럽선수권(유로 2016) 준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등의 굵직한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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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모로코 준결승서 극과 극 사령탑 대결
스타선수 출신 데샹,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개성 강한 팀 지휘
영리한 수비 전술로 '짠물 축구' 구축한 라크라키 "우리는 로키"
디디에 데샹(왼쪽) 프랑스 대표팀 감독과 왈리드 라크라키 모로코 대표팀 감독.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10년간 무르익은 디디에 데샹(54·프랑스)의 관록이냐, 이제 3개월 된 왈리드 라크라키(47·모로코)의 패기냐.

15일 오전 4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모로코전은 화려한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만큼이나 ‘극과 극’인 사령탑 간의 지도력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프랑스의 데샹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유벤투스·첼시 등에 몸담았고 1998년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으로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모나코와 유벤투스·마르세유에서 감독 경력을 쌓은 그는 2012년 7월부터 레블뢰 군단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10년이 넘는 대표팀 지휘 기간에 프랑스는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2016 유럽선수권(유로 2016) 준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등의 굵직한 성적을 냈다. 유로 2020에서는 16강에서 스위스에 승부차기 끝에 지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2022 월드컵 4강 진출로 ‘아트 사커’ 위용을 되찾았다.

8강전 승리 뒤 킬리안 음바페(왼쪽)와 앙투안 그리에즈만을 안고 함박웃음 짓는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 AFP연합뉴스
선수들의 헹가래 축하에 행복해하는 왈리드 라크라키 모로코 감독. AP연합뉴스

데샹은 대부분이 어마어마한 몸값의 대형 스타들인 프랑스 대표팀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워 하나로 묶었다.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유로 2020 대회 기간 선수단 전체에 성관계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가족조차 접근을 금지하는 엄격한 조치에 불만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있었는데 어쨌든 모두가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데샹 감독은 목걸이를 찬 채 경기에 나서 심판의 지적을 받은 수비수 쥘 쿤데(바르셀로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월드컵을 선수와 감독으로 각각 우승한 것은 데샹이 역대 세 번째인데 그는 여기에 감독으로 한 번 더 우승을 쌓으려 한다. 이달 말로 계약이 만료되는 데샹의 후임으로는 ‘아트 사커 창시자’ 지네딘 지단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하지만 프랑스축구협회가 데샹을 2024년까지 신임할 것이라는 르파리지앵 보도도 최근 있었다. 데샹 감독의 프랑스는 유로 2016 결승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에 밀려 준우승했었다. 유로 2024에서 우승까지 하면 감독으로서 이력은 누구도 따라가기 힘들 만큼 엄청나진다.

라크라키의 경력을 데샹과 견주면 초라하다. 프랑스 태생으로 주로 프랑스 리그에서 라이트 백으로 선수 생활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감독 경력은 모로코와 카타르에서 쌓았고 대표팀 사령탑은 이번 모로코가 처음이다. 그것도 모로코축구협회와 불화 끝에 전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경질되면서 갑작스럽게 팀을 맡은 것이다. 이제 취임 3개월이다. 하지만 일사불란한 두 줄 수비를 완성해 5경기 1실점의 역대급 ‘짠물’ 축구를 구축했고 역습 전환 속도를 강조해 누구도 무시 못 할 팀을 만들었다. 전체 선수 26명 중 14명이 이민 가정 출신이라는 점을 대표팀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모로코는 본선 32개국 가운데 자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선수 비율이 가장 높다. 라크라키 감독은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선수단 숙소에 머무르게 배려했고 선수들은 가족의 직접적인 사랑과 응원 속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아프리카 출신 최초의 월드컵 4강 감독이 된 라크라키는 “우리 팀은 이번 대회의 로키 발보아(영화 속 헝그리 복서)다. 반드시 재능과 돈이 충분해야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며 “유럽의 축구 팬들은 그저 기적이라고 쉽게 말하겠지만 우리는 벨기에·스페인·포르투갈을 무실점으로 넘었다. 영화 속 로키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응원하듯 세계 축구 팬들도 우리 팀을 사랑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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