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실적증명 기간 연장, 대학 운동부 정체성 재확립[학생선수를 살리자③]
고등학교 학생 선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실업(프로팀) 입단 또는 대학 입학이다. 대체로 실업행을 먼저 준비하다가 실패할 경우, 대학 진학을 꾀한다. 학생 선수들은 대회 출전을 통해 경기실적을 쌓아야 한다. 대회 실적이 특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실업행, 대학행을 꿈꿀 수 있다.
■경기실적 증명서 기간 연장 : 체육특기자들은 대부분 수시로 대학에 진학한다. 수시 원서는 9월 초쯤 접수가 마감된다. 그래서 고3 학생 선수는 그해 겨울 방학, 1학기, 여름 방학에 집중적으로 대회에 출전한다. 거의 모든 대회가 수시 접수 일정에 맞춰 8월 말에 끝난다. 날씨가 좋은 가을철에 열리는 대회가 소수인 이유다. 특기자 입학을 정시와 수시로 나누는 걸 검토할 때가 됐다. 그게 전체 입시 일정 때문에 어렵다면, 경기실적 증명서라도 10월 말 대회까지 포함해 추가 접수하는 방향으로 입시 요강이 개선돼야 한다.
■3학년 대회 시즌을 2학년 가을부터 시작하자 : 현재 수시 일정과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면, 9,10월 대회를 2학년 중심으로 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경기실적 점수는 학년별로 다르다. 대체로 3학년 대회 성적 점수는 2학년 대회 성적 점수의 두 배다. 이렇다 보니 3학년은 3학년 1학기 동안 무리해서라도 실적을 내는 데 올인한다. 장훈고 축구부 윤종석 감독은 “3학년 초기에 다치면 유급하는 경우가 적잖다”며 “3학년이 전년도 가을부터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실적 점수 비율, 대회 일정 등이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눈 가리고 아웅’ 대학 : 대학은 체육특기생들을 어떻게 하든 받으려고 한다. 매년 줄어드는 신입생 숫자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들을 없앤다는 명분을 내세워 내신 기준을 낮춘다. 고교에서는 ‘공부하는 학생 선수’를 외치지만 정작 대학은 큰 관심이 없다. 일부 대학은 체육특기생 내신 기준을 6, 7등급으로 올렸다고 홍보한다. 천항욱 배명고 체육교사는 “겉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웬만한 학생 선수라면 이런저런 방법으로 모두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내신 비중은 다소 높아졌다고 해도, 실질적인 내신 반영 비율은 무척 낮다. 천항욱 교사는 “대학이 최저 내신 기준과 함께 내신 실질 반영 비율까지 높인다면, 학생 선수들도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 운동부 정체성 재정립 필요 : 현재 대학 운동부 존재감은 미비하다. 적잖은 대학이 운동부를 만들어서 부족한 신입생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 뛰어난 학생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집행된 장학금도 크게 줄었다. 등록금을 내는 체육특기자도 적잖다. 학생 선수들이 대학 생존 전략으로 활용되는 경우들이다.
대학부터 학생 선수에 대한 방향성을 확정해야 한다. 직업 선수가 될 정도로 기량을 갖춘 학생 선수는 실업으로 가게 해야 한다. 대학은 직업 선수가 되기 힘든 학생 선수가 운동보다는 학업 또는 미래 재설계를 위해 가야 하는 곳이어야 한다. 대학 생존만이 아니라 학생 선수와 학교 운동부 미래를 진지하게 연구해 대학 운동부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게 대학의 급선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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