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에서 독감 치료 물질 찾았다

이정호 기자 2022. 12. 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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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 떠 있는 연잎. 국내 연구진이 연잎 속 ‘이소케르시트린’이라는 물질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위키피디아 제공

연잎에서 뽑아낸 특정 성분이 독감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마진열 박사팀은 연잎에서 유래된 성분에서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과학 국제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올해 3월 진행한 선행 연구에서 연잎 추출물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증식에 꼭 필요한 단백질인 ‘뉴라미니데이즈’와 ‘헤마글루티닌’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다는 점을 알아낸 것이다.

뉴라미니데이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감염 뒤 세포를 부수고 나와 인근의 또 다른 세포를 감염시킬 때 필요하다. 헤마글루티닌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감염 초기에 세포에 달라붙고 침투할 때 필수적이다.

이번 추가 분석을 통해 연구진은 지난 선행 연구에서 밝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능을 일으킨 연잎 추출물 속 물질이 ‘이소케르시트린’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소케르시트린은 연잎을 비롯해 여러 천연물에 함유돼 있다. 태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치명률이 최고 90%에 이르는 에볼라, 포진과 같은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허피스 등의 바이러스에 대해 억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실험을 해봤더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이소케르시트린의 효과는 탁월했다. 이소케르시트린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바이러스가 세포에 부착하고 침투하는 성질을 떨어뜨렸다.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효과가 있었고, 세포 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된 뒤 배출되는 일도 억제했다.

마 박사는 “현재 독감 치료제는 타미플루가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내성 바이러스와 부작용 출현이라는 문제가 있다”며 “향후 타미플루에 내성이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능을 확인하고 동물 모델을 사용한 효과 검증도 수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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