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겨울철 빙판길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박춘근 윌스기념병원 의료원장

[박춘근 윌스기념병원 의료원장] 겨울이 되면 진료 보러 온 어르신들에게 꼭 이 말을 한다. 빙판길, 눈길에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시라고. 또 넘어지셨더라도 급하게 일어나려고 하지 말고, 어느 부위에 통증이 오는지 확인한 후 조심스럽게 움직이라고 조언한다. 이는 비단 어르신들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특히 겨울에는 척추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추위로 인해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어깨를 웅크리고 경직된 채 걷다 보면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크게 다칠 수 있다.

박춘근 윌스기념병원 의료원장

추운 날씨 탓에 혈관이 수축되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위축되어 있다. 또한 근육과 인대가 딱딱하게 굳어 있기 때문에 척추 디스크로 가는 영양공급이 줄어들어 작은 외부 충격에도 쉽게 근육이나 척추 뼈에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어르신들은 약해진 뼈와 운동부족, 관절질환, 다리 근력 약화 등으로 균형 잡기가 어려워 낙상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우려되는 부분은 70대 이상 어르신들은 낙상으로 인해 고관절이나 손목, 척추 등에 골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척추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것이 아니라 간격을 유지하면서 있어야 하는 척추 뼈가 외부 충격으로 인해 납작하게 내려앉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척추 압박 골절이라고 한다. 특히 골 소실 현상이 있는 골다공증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데, 골밀도가 낮아 힘을 잃은 척추 뼈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찌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낙상은 물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재채기를 하다가 발생할 수 있다.

낙상 사고 후 통증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척추 압박골절이 생기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등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는데, 누웠다가 일어나거나 돌아누울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급성 골절의 경우 안정을 취하고 약물치료나 보조기 착용 등으로 뼈를 잘 붙게 할 수 있지만 통증을 참거나 방치하면 골절된 척추 뼈가 잘못된 모양으로 굳어 척추 변형이 올 수 있다. 척추 변형은 통증을 유발하거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겨울철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나가되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줄여 걷는다. 또한 걸을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장갑을 착용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선 따뜻한 물로 씻거나 온찜질을 해서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이순용 (syle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