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국 교총 회장 "교권침해 더이상 안돼…학생에게도 긴장감 줘야"

윤홍집 2022. 12. 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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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7일 제38대 한국교총 회장에 취임한 정성국 회장은 교총 역사상 첫 초등학교 평교사 출신 회장이다. 정 회장은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하며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진=교총 제공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근무했습니다. 교육현장의 문제가 무엇이고 왜 힘든지 잘 알죠."
초등학교 교사로만 25년 이상 근무한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자신의 강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평교사 출신 회장은 교총 75년 역사에서도 정 회장이 유일하다.

정 회장은 13일 진행한 파이낸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까지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교사니까 누구보다 현장의 고충을 잘 알고 이를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책무감을 바탕으로 교사가 소신 있게 가르칠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사항 생기부 기재 필요해"

정 회장이 최근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건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는 일이다.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교육활동을 중대하게 침해한 학생에 한해 해당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는 시안을 밝혔는데, 정 회장은 이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특정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교실의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교권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된다"며 "더이상 함부로 교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기부 기재나 학생·교사 분리조치 관련 내용은 생활지도법에 기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으로 학생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제재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지난달 7일 임명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해선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이 장관이 최근 소통을 강조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최근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평한 것에는 반감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달 28일 이 장관과 만남을 가졌다는 정 회장은 "지난 만남에서 교총이 가진 전문성을 인정해주면서 교총과 함께 교육현안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시더라. 특히 교원 행정업무의 과감한 개선을 함께 추진하기로 해 기대하는 바가 컸다"고 말했다.

다만 "언론 인터뷰에서 교육현실에 대한 이해 없이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폄훼하고 교육문제의 책임을 교원에게 전가하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우려스럽다"며 "교육정책은 교원들과 소통을 통해 마련해야 안착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이 장관과 마찬가지로 자사고와 외고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라도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해선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자사고 등이 입시 기관화, 사교육 조장 등의 비판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교와 교육청이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설립 취지를 살리도록 보완방안을 논의하고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 3조원을 떼어 대학에 지원하는 '고등교육특별회계 신설'에 대해선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지금도 전국 초·중·고교에는 학급당 26명 이상 과밀학급이 5만개가 넘고, 초중고 건물의 40%가 30년이 넘은 노후 건물"이라며 "학생 수 감소라는 단순 경제논리만 되풀이하면서 교부금을 줄이겠다는 것은 지금도 열악한 유·초·중등 교육과 환경 개선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교육재정을 줄일 때가 아니다. 우리가 한 번이라도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해 준 적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로 저하된 학력 보완해줄 수 있는 체제 마련해야"

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교원단체 몫 위원을 위촉하지 못해 진통을 겪었던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에 위촉됐다. 국가교육위는 총 21명의 위원 중 2명을 교원단체 추천을 받아 뽑는데, 교원노조 간 합의가 되지 않아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국가 교육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마땅히 교원이 가장 먼저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교위 위원을 보면 정계 추천이 다수여서 자칫 정치 편향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교원단체 회장이자 평교사 출신으로서 적절한 방향으로 교육 로드맵이 만들어지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기초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을 했을 때 아이들의 학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교육은 사람의 눈을 보고 감정을 교감하면서 진행해야 하는데 줌 수업은 그게 안되지 않았나"라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교총의 향후 행보에 대해 "학교 현장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선생님이 갖고 있는 세세한 고충도 살펴볼 수 있는 교총. 선생님들이 소신 있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국가 교육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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