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룡 단장의 장기집권, 그 속에 숨은 남다른 힘[SS 시선집중]

장강훈 2022. 12. 1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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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단장은 감독만큼이나 파리목숨이다.

이 가운데 두산 김태룡 단장은 장기집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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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오른쪽)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제11대 감독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전달한 두산 김태룡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BO리그 단장은 감독만큼이나 파리목숨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는 모기업 인사가 단장직을 수행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2010년 SK(현 SSG)가 민경삼 운영본부장, 2011년 두산이 김태룡 운영본부장을 단장에 선임하며 선수 출신 단장 시대가 열렸다. 올해도 두산 LG 키움 KIA 롯데 한화 등이 선수출신 단장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두산 김태룡 단장은 장기집권 중이다. 2011년 시즌 도중 단장으로 승징한 김 단장은 선수출신이지만 프런트에서 더 긴 시간을 보냈다. 프로야구 출범 초창기 롯데에서 7년간 프런트로 생활한 김 단장은 1990년 OB로 둥지를 옮겨 1군 매니저부터 홍보 운영 등을 두루 경험했다. 단장에 취임할 때까지 12년간 실무경험을 쌓았으니, 프런트 출신으로 보는 게 더 맞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오재원의 은퇴식 행사에서 오재원을 중심으로 포즈를 취한 두산 선수들. 오재원(가운데) 좌측에 허경민이, 우측에 김재호가 섰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김 단장은 두산의 ‘화수분 시스템’을 체계화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연속성을 갖고 팀을 설계해 왕조로 끌어 올렸다. 야구 관계자는 “프런트 전문화는 건강한 구단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라며 “김태룡 단장, 김승호 운영부장으로 대표되는 두산 프런트 맨파워는 다른 팀은 따라올 수 없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에서 운영팀장을 역임한 정희윤 스포츠코리아 연구소장은 저서 ‘강팀 만들기’에 “두산에 ‘단장’이라는 호칭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표이사나 사장보다 단장으로 불리기를 원했던 박용민 초대단장 때문이다. 창단 때부터 10년간 단장을 역임한 그는 구단 운영에 관한 의문이 생기면 곧장 일본 요미우리나 세이부, 미국 세인트루이스 등을 직접 찾아가 해결책을 찾았다. 이분이 다른 곳으로 간 뒤 한동안 아무도 단장 호칭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두산에서 단장 호칭을 들으려면 그만큼 야구 비지니스를 알아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직원 사이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이 구단 안팎의 신임을 받으며 장기집권 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8일 2022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시즌 최종전 6회초 1사 1루 키움 3번 이정후의 잘맞은 타구를 다이빙캐치해내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실제로 김 단장은 두산 만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성과를 낼 때까지 기다렸다. 단적인 예가 신인급 선수는 3~4년간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시즌을 시작해 퓨처스리그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아야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김재호 김재환 정수빈 허경민 등 ‘왕조 주역’ 모두 이 과정을 거쳤다. 올해 창단 첫 9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두산의 암흑기가 생각보다 깊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도 특유의 시스템이다.

프런트가 연속성을 갖고, 장기적 안목으로 팀을 끌어가면 그 자체로 문화가 된다. 구단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 팀 방향성도 흔들리지 않는다. 단장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이런 업무를 총괄하는 전문가여야 하기 때문이다.

감독만큼 단장 교체가 잦은 팀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덕목이다. ‘단장 장기집권’ 이면에 숨은 진짜 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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