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전면 절평'에 "자사고·외고 압승" 들썩…대입개편이 관건

서한샘 기자 2022. 12. 13. 11: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사고·외고 내신 불리함 없어지고 수능도 유리"…학부모 불안
본고사화·수능 절평 등 대입개편 전망 무성…대학은 '학종' 관심
한 고등학교 교실의 모습.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교육부가 고등학교 내신을 전면 성취평가(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교육계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제도 안착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비롯한 대입 개편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교육부에 고등학교 1~3학년 전체 내신 성적을 성취평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여러 차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고교학점제 2025년 전면 도입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성취평가제를 확실히 시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데서 더 나아가 구체적인 보완 방침을 요구한 셈이다.

당초 문재인 정부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되면 선택과목은 성취평가제로 운영하되 1학년이 주로 이수하는 공통과목은 석차등급제(상대평가)를 병행해 운영하기로 한 바 있다.

성취평가 전환 방침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현 정부가 존치 의지를 밝힌 자사고·외고가 유리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그간 상대평가 제도에서 자사고·외고는 학생 간 성적대가 비슷하고 경쟁이 치열해 일반고에 비해 내신 성적을 내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성취평가로 전면 전환되면 자사고·외고의 불리함이 없어지는 데다 수능 준비까지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학부모들도 들썩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맘카페의 한 이용자는 "내신 사교육 수요는 줄겠지만 수능 준비가 잘 되는 고등학교에 보내야 하냐"며 "그럼 특수목적고 진학을 위한 선행학습 시기는 더 앞당겨지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이러면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니) 대학별 평가재량권이 더 커지는 것 아닌가"라며 대입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대로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존 방침이었던 고1 상대평가, 고 2~3 성취평가 형태에서는 고1이 인생을 결정하는 해가 돼 엄청난 부담을 안기는 형태였다"며 "성취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취평가제 전면 확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주장해왔던 바다. 전교조는 "선택과목만 성취평가를 하면 공통과목이 강조될 수밖에 없고 내신 경쟁이 발생할 것"이라며 "성취평가 전환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결국 제도 안착의 관건은 내신 성취평가와 동반되는 수능·대입 개편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입 개편 전망과 요구는 무성한 상황이다.

이미 대학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이 이뤄질 경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지난 6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대학총장세미나 참석 총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5%가 고교학점제 도입 시 대입에서 학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는 만큼 활동 기록, 인성면접 등을 더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학종은 여전히 내신을 보기 때문에 유사 고교등급제가 생길 수 있다"며 "같은 A학점이어도 어떤 고등학교에서 받았는지에 따라 판별하는 절차가 적용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송 위원은 대입 본고사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송 위원은 "기업에서 대학들의 '학점 부풀리기'를 의식해 따로 선발시험을 치르는 것처럼 대학도 변별력이 없는 내신을 무시하고 사실상 본고사 형태의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제영 교수는 고등학교 입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고입 경쟁이 치열해지자 교육당국에서는 인성면접 중심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했다"며 "그것으로도 충분히 변별이 가능하다. 이런 취지를 살리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수능 절대평가와 대입 자격고사 도입과 더불어 자사고·특목고 폐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대학 서열을 어떻게 해소하고 대입제도를 개선할지 구상이 같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교학점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자사고·특목고 등 특권학교 유지는 병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sae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