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남성 위기시대

2022. 12. 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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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시험에서 남학생들이 하위 대열을 깔아주면 여학생들이 상위 영역을 차지한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학부모들 사이에서 상식처럼 회자됐다.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보다 급증한 덕분에 미국의 대졸 여성은 대졸 남성보다 160만 명이나 많아졌다.

대졸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던 과학, 기술, 수학 분야에 진출한 반면, 제조업 쇠락으로 물리적 힘이 요구되는 일자리는 90% 이상 사라져 저학력 남성들은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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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초·중·고교 시험에서 남학생들이 하위 대열을 깔아주면 여학생들이 상위 영역을 차지한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학부모들 사이에서 상식처럼 회자됐다. 상위 10%에선 뛰어난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경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게 뒤진다. 이 때문에 아들을 낳으면 걱정부터 한다는 얘기도 있다. 물론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리브스 선임연구원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성장 및 학습 과정에서 뒤처진다는 이런 통념이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음을 신작 ‘소년과 남성의 문제(Of Boys and Men)’에서 밝혀냈다.

저자는 책에서 ‘소년들은 소녀들에 비해 수학, 읽기, 과학에서 50% 이상 뒤진다’면서 ‘소년들은 소녀들에 비해 산만해 대체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며 이런 경향이 대학 진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썼다. 실제 1970년과 2020년 미국 남녀 대졸자의 경우, 여성은 12%에서 41%로, 남성은 20%에서 31%로 늘었다.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보다 급증한 덕분에 미국의 대졸 여성은 대졸 남성보다 160만 명이나 많아졌다. 대졸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던 과학, 기술, 수학 분야에 진출한 반면, 제조업 쇠락으로 물리적 힘이 요구되는 일자리는 90% 이상 사라져 저학력 남성들은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리브스는 공영 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남성을 위해 전후 여성권 신장 운동과 같은 캠페인을 벌여야 할 때”라고 했다. 세 아들을 키운 그는 “소년의 인지 발달은 소녀에 비해 느리기 때문에 소년을 위해 읽기·쓰기 등 1년의 프리스쿨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육과 간호 등 여성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부문에 남성이 진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지 않아 저학력 무직 남성들이 트럼프식 극단주의에 빠져 폭력적 포퓰리즘이 만연해지면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성의 위기가 민주주의 파괴로 귀결되기 전에 소년의 발달과정·교육·직업 전반을 사회 경제적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그나저나 월드컵, 올림픽 등 글로벌 이벤트가 있는 해 남학생의 대입 성적이 부진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올해 수학능력시험이 카타르월드컵 전에 치러진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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