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땅속 숨겨진 보물, 지하수

2022. 12. 1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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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가속화 때문일까? 지난봄은 50년 만에 가장 덥고 강수량도 평년보다 크게 줄었다.

인간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물 사용이 증가하고 지표수의 가용성이 감소함에 따라 지하수는 기후변화 적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해결방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상수도 보급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1960~70년대만 해도 우리는 대부분 샘물 또는 우물과 같은 지하수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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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가속화 때문일까? 지난봄은 50년 만에 가장 덥고 강수량도 평년보다 크게 줄었다. 가뭄은 거의 해마다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어 많은 사람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기록적인 가뭄을 겪는 광주·전남 지역은 ‘물 절약 실천운동’을 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제 물 부족 현상은 비단 지구 반대편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에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간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물 사용이 증가하고 지표수의 가용성이 감소함에 따라 지하수는 기후변화 적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해결방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하수는 흔히 땅속의 숨겨진 바다로 불리는데 이것은 지하수가 전 세계 식수의 거의 절반, 관개용수의 40% 이상, 산업용수 공급량의 3분의 1 이상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수자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전체 수자원의 약 7%인 29억t을 지하수로 이용하고 있다.

사실 상수도 보급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1960~70년대만 해도 우리는 대부분 샘물 또는 우물과 같은 지하수를 이용했다. 비가 오지 않아도 평상시 하천에 물이 흐르는 것은 지하수가 땅속에서 흘러나오는 기저 유출 때문인데 30~50%의 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지하수는 습지, 웅덩이, 연못, 저수지에 물을 공급함으로써 건강한 수생태계와 물순환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연결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일상에서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지하수는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음용수와 먹는샘물(생수), 온천, 약수터와 맥주나 소주 등 주류 제조, 염지하수 활용 양식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먹는샘물, 즉 생수는 모두 지하수이며, 2021년 기준 먹는샘물 이용가구는 33.9%로, 1주일 평균 6병(12ℓ)이다.

우리 삶에서 깊이 자리 잡은 지하수,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는 지하수는 사실 유한한 수자원이다. 최근 지하수의 무분별한 이용에 따른 수위 저하 및 고갈 문제와 질산성 질소, 방사성 물질 등 수질오염이 문제가 돼 해결을 위한 지하수관리 정책과 연구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물관리가 일원화되기 전에 지하수의 수량과 수질관리를 서로 다른 부처에서 주관하다 보니 체계적 관리가 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환경부를 컨트롤타워로 미래 지하수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물순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지표수와 연계한 유역 기반의 지하수 수량·수질 통합 관리 체계의 구축, 탄소중립을 위한 지하수 활용, 지하수정보의 인공지능 분석·평가를 통한 스마트 정보 서비스 제공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미래 지하수 수량과 수질의 통합 관리방안을 마련해 건강하고 안전한 지하수 개발·이용과 보전·관리를 위한 통합 물관리에 나선 것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물의 이용은 현재진행형인 물 부족 문제, 특히 가뭄을 예방하기 위한 모두가 지켜야 할 실천과제다. 그리고 지하수는 그 해결책의 지름길이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지하수가 땅 속의 숨겨진 보물로 남을 것인지, 보이는 보물로 거듭날 것인지는 지하수의 무수한 해결책을 귀담아듣고 그것을 얼마나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고경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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