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위험 보고서 삭제 의혹' 서울 경찰 정보 라인 검찰 송치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이 13일 오전 10시쯤 서울 마포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김성진 기자.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 인파 급증을 예상한 서울 용산경찰서의 정보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은 서울경찰청 정보라인 관계자들이 13일 검찰로 넘겨졌다. 출범 43일째를 맞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참사 관련 피의자를 검찰로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을 구속 상태로, 증거인멸 혐의로 용산경찰서 정보관 A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 전 부장은 서울 마포경찰서 유치장에 있다가 이날 오전 10시쯤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서 1층에서 '혐의를 인정하나' '윗선 지시가 있었나' 등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박 전 부장은 참사 후 서울시 내 31개 정보과장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 용산경찰서가 작성한 핼러윈 인파 급증 예상 보고서를 삭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과장은 박 전 부장의 지시를 받아서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을 회유,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정보관 A씨는 보고서 삭제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A씨가 위계에 의해 본인 직무 밖의 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에 관한 특수본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수본은 보고서 삭제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관여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수본은 이날 구속영장 재신청, 구청·소방 등 경찰 외 기관 피의자들 구속영장 신청을 위한 보강수사를 할 계획이다. 특수본은 앞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 서장과 류미진 총경(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됐다. 특수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이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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