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장거리 공대지 개발' 기한 준수의 난제…그 후과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에 장착할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국방과학 당국이 독자개발 가능성을 검토하는 탐색개발을 마치고, 실제로 무기를 만드는 체계개발에 착수한 것입니다.
어제(12일) 방사청이 제시한 국산 장거리 공대지의 개발 목표는 독일제 타우러스입니다. 500km 이상 날아가 창문 크기의 표적을 정확히 때린 뒤 수 미터 두께의 강화콘크리트를 뚫고 폭발하는 성능을 구현한다는 구상입니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의 개발 및 KF-21 체계통합 기한은 2028년입니다.
그런데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의 고위 당국자들조차 '2028년 개발 완료'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투기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10년 미만 기간에 실패 없이 장거리 공대지를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입니다. 도전 자체는 가치가 있겠지만 문제는 KF-21입니다. 장거리 공대지 개발이 늦어지면 KF-21은 우리 공군과 해외 '큰손'들로부터 외면 받습니다. 강은호 전 방사청장의 표현처럼 꼬리(미사일)가 몸통(KF-21)을 흔들게 됩니다.
'2028년 개발 완료' 자신 못하는 당국
박종승 소장의 발언은 유도폭탄이야 2028년까지 되겠지만 장거리 공대지 2028년 개발 기한은 모종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하태경 의원실 관계자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개발을 위한 중요한 시험 스케줄을 잡을 수도 없고, 잡지도 못하고 있다", "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2028년까지 개발 못하면 어떤 일 벌어지나
주목할 것은 4.5세대 KF-21뿐 아니라 5세대 F-35를 능가하는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국방과학 강국들의 잰 걸음입니다. 일본(미츠비시중공업)과 영국(BAE시스템즈), 이탈리아(레오나르드)가 2035년 6세대 전투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글로벌 항공 전투 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GCAP)을 출범시켰습니다. 프랑스(닷소), 독일(에어버스), 스페인(인드라)의 미래 전투 항공 시스템(Future Air Combat System·FACS)은 전투기와 항공 무장 개발 능력 면에서 일본·영국·이탈리아의 6세대 동맹보다 강력합니다.
FACS와 GCAP의 6세대 전투기와 4.5세대 KF-21의 시장은 다릅니다. 하지만 4.5세대와 6세대의 중첩 시장이 존재합니다. 동중부 유럽과 중동 등입니다. KF-21이 무장 개발 지연으로 수출 시장에 늦게 진입하면 규모의 경제로 가격을 낮춘 6세대 전투기에 중첩 시장을 내주기 십상입니다.
바꾸고, 또 바꾸며 허송세월
국방부와 방사청이 오락가락 의사결정을 한 이유는 지금까지도 미스터리입니다. 이리저리 질문해도 당국은 대답을 피합니다. 책임자들 대부분은 무책임하게 공직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버린 시간과 노력이 아까울 뿐입니다.
또 돌고 돌아 주관기관이 된 국방과학연구소는 개발 사업을 오래 끄는 경향이 있습니다. 감사원이 2018년까지 무기 연구개발 과정을 들여다본 결과, 사업 지연은 업체 주관의 경우 36%에서 평균 10.8개월인데 반해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은 64%에서 평균 22.6개월로 나왔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면 개발 사업 지연 가능성은 커지고 지연 기간도 대폭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미 시간 까먹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개발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면서 시간을 더 허비하면 KF-21 사업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국방부, 공군, 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의 어떤 이라도 나서 장거리 공대지 개발 지연에 경종을 울릴 법도 한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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