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단장교체' SK전통 계승한 SSG 결과는 썩…[SS 포커스]

장강훈 2022. 12. 13. 09: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갑자기는 아니고, 결정한지 좀 됐다."

구단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세울 때마다 단장이 교체되는 웃지 못할 전통을 SSG도 따르는 셈이다.

돌아보면 두산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간 우승팀 단장이 이듬해 모두 교체됐다.

재미있는 점은 통합우승 뒤 단장을 교체한 팀은 이후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SG 랜더스 류선규 단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프런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갑자기는 아니고, 결정한지 좀 됐다.”

파문이 일었지만, 당사자는 담담했다. SSG 류선규 단장은 “내가할 수 있는건 다 한 것 같다.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사퇴의 변을 남겼다.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그의 말에서 순수한 사퇴는 아니라는 뉘앙스가 풍겼다.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1위 유지) 통합우승을 견인한 류 단장은 21년간 프런트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은 작별이다. 구단 안팎에서는 “SK에서 SSG로 구단이 바뀐 뒤 달라진 그룹 문화 때문에 류 단장이 힘들어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면 조금 더 세련되게 보냈어야 했다”는 자조도 들렸다. 단장 교체는 막을 수 없지만 충분한 예우로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올해의 프런트상을 수상한 SSG 류선규 단장이 8일 스포츠서울이 주최하는 2022프로야구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왼쪽은수비상을 수상한 최지훈.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류 단장의 사퇴로 랜더스는 와이번스시절 지켜온 전통 하나를 잇게 됐다. SK가 창단 첫 우승을 따낸 2007년에는 초대 단장이기도 했던 명영철 단장을 대기발령해 사실상 해임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이 우승을 따낸 2018년에도 트레이 힐만 감독의 도미로 염경엽 단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세울 때마다 단장이 교체되는 웃지 못할 전통을 SSG도 따르는 셈이다. SSG는 창단 때 ‘SK의 헤리티지를 계승한다’고 강조했다.
돌아보면 두산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간 우승팀 단장이 이듬해 모두 교체됐다. 2017년 통합우승을 따낸 KIA가 허영택 단장을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조계현 수석코치를 단장에 앉혔다. 2020년 창단 첫 우승을 따낸 NC도 김종문 단장이 다음해 옷을 벗었다. 단장 취임 2년 만에 통합우승을 견인하는 등 신망이 두터웠지만, 2021년 8월 터진 원정숙소 술자리 파문 탓에 물러났다.
SK 힐만(왼쪽부터) 감독이 15일 힐만감독의 이임식과 신임 염경엽 감독의 취임식에서 함께 참석한 염경엽 신임감독, 최창원 구단주, 손차훈 신임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지난해 우승팀인 KT도 창단 멤버였던 이숭용 단장을 육성 총괄로 보내고 나도현 전력분석팀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KT 역시 이 과정을 두고 구단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했지만 이강철 감독의 친화력 덕분에 빠르게 봉합됐다.

재미있는 점은 통합우승 뒤 단장을 교체한 팀은 이후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KIA는 2018년 5위에 머물렀고 NC는 2021년 7위, 디펜딩챔피언 KT는 올해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선수단 구성과 구단 운영을 총괄하는 단장직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SSG는 내부 인사를 포함해 후보군을 좁혀 이른 시일 내에 단장 선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2010년 단장에 선임돼 2016년까지 최장수 단장으로 재임한 민경삼 현 대표이사를 제외하면 와이번스 시절부터 인천 팀 단장의 평균 임기는 2년이다.
zzang@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