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얼마나 더 벌어질까 [핫이슈]
다소 둔화된 물가 상승률이 미국의 긴축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 준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1월 7.5%에서 3월 8.5%로 상승했고 6월에는 9.1%로 4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7월 8.5%, 8월 8.3%, 9월 8.2%로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10월에 7.7%로 떨어졌다. 회의 기간에 발표될 11월 CPI는 7% 초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대로라면 금리인상 속도는 줄어들 것이고 그렇지 않고 7.5%를 상회하면 다시 긴축의 고삐를 조일 가능성이 높다.
주목해야 할 점은 연준이 기대하는 최종금리 수준이다. 연준은 3개월마다 모든 위원들이 예상되는 금리 상단과 하단을 표시한 점도표를 공개한다. 여기에서 연준이 전망하는 미국의 최종 금리를 알 수 있다. 지난 9월에는 내년 금리가 4.5~5% 사이에서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12월에는 이보다 높아진 4.75~5.25%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긴축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는 2%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 지표를 볼 때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고용시장이 안정돼 있고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3.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파월 의장도 최근 노동시장 과열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연준은 경기 상황을 보며 금리 인상 폭을 정하겠지만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 확실하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25%로 미국의 3.75~4.00%와 비교해 상단 기준으로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어서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금리 차이는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은행은 내년 최종 기준금리를 3.50%로 예상하고 있는데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20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 등 신용부실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며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될 수도 있다. 금융위기 이상의 충격이 올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지금은 적정 수준의 금리인상과 유연한 재정 운용으로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경제 뇌관을 제거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장박원 논설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잔금 냈는데도 입주 못합니다”…청약 당첨자들 날벼락 맞은 사연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여기가 불륜 장소?...지팡이 짚던 어르신도 갑자기 허리 펴지는 곳은 - 매일경제
- “같은 옷인데 10만원 더 비싸”···아울렛 초특가 덥석 물면 ‘호갱’ [생생유통] - 매일경제
- 손흥민 황희찬 태어난 곳, ‘지역 부심’ 뜨겁다...어디길래? - 매일경제
- 늘어나는 고령운전자 … 면허반납이 해결책? - 매일경제
- ‘영끌족 구조대’ 내년 하반기 뜨나...“아파트 거래 살아날 것” - 매일경제
- “이제 새 남자 만나야지”…회식서 무심코 이혼 사실 알린 상사, 법원 판단은? - 매일경제
- 尹 “선수가 고생했는데...배당금은 왜 축구협회가 더 많이 갖나” - 매일경제
- “노마스크 슬슬 대비”…홈쇼핑서 ‘싹쓸이 주문’ 들어오는 이것 - 매일경제
- 레알·맨유, 이적료 618억원에 김민재 영입 고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