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보다 비싼 배싯..로돈 ‘7년, 1억 달러+ 계약’ 꿈 아니다

안형준 2022. 12. 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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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보라스와 로돈의 꿈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MLB.com등 현지 언론들은 12월 13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FA 우완 크리스 배싯과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3년 6,300만 달러 계약이다.

2020-2021시즌 2년 연속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득표에 성공한 배싯은 올해 뉴욕 메츠에서 시즌을 보낸 뒤 퀄리파잉오퍼를 거절하고 FA가 됐다. 그리고 대형 계약을 따냈다. 배싯은 류현진이 토미존 수술로 이탈한 로테이션 자리를 채운다.

201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오클랜드에서 뛰었고 올해 메츠에서 활약한 배싯은 빅리그 8시즌 통산 136경기에 등판해 737.1이닝을 투구했고 46승 34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19년. 2019년부터 사실상 풀타임 빅리거가 된 배싯은 최근 4시즌 동안 96경기 546이닝, 42승 20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3년 6,3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배싯은 류현진보다 비싼 선수가 됐다.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배싯보다 계약이 1년 더 긴 만큼 총액은 더 높지만 연평균 금액(AAV)으로는 2,000만 달러인 류현진보다 2,100만 달러인 배싯이 더 높다.

배싯은 8년 커리어 동안 한 번(2016년, ERA 6.11)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두 번이나 득표했고 올스타에도 선정된 경험이 있다. 충분히 가치있는 투수였다. 하지만 류현진보다 비싼 계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은 커리어였다. 구속이 아닌 제구와 볼배합에 의존하는 투수인 류현진과 배싯 모두 규정이닝 충족 경험이 드물고(FA 계약 전까지 류현진 2회, 배싯 단축시즌 제외 1회) 계약 시점의 나이는 33세 시즌을 앞두고 계약한 류현진이 34세 시즌을 앞두고 계약하는 배싯보다 오히려 어렸다.

물론 류현진의 계약이 3년 전이었던 만큼 그동안 '물가'가 올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프시즌 초반 계약한, 배싯보다 커리어는 아주 조금 부족하지만 올해 성적이 더 좋았던 타일러 앤더슨(LAA, 3년 39M)의 계약 규모를 감안하면 물가 상승보다는 시장이 점점 과열되고 있거나 토론토가 '오버페이'를 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심지어 배싯은 계약 규모를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스캇 보라스가 관리하는 선수도 아니다.

배싯의 계약은 보라스와 그 고객인 카를로스 로돈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 시장에 남아있는 로돈은 올겨울 FA 선발 시장의 최대어급 선수다. 커리어는 둘에 비해 한참 부족하지만 제이콥 디그롬, 저스틴 벌랜더와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였던 로돈은 현재 FA 시장에 남아있는 선발투수 중에서는 자타공인 최고다. 그리고 막 30세가 된 로돈은 7년,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로돈이 원하는 조건이 '6년 이상 AAV 3,000만 달러 이상'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사실 로돈의 커리어를 감안하면 1억 달러 계약도 장담하기 어렵지만 7년 계약은 더욱 무리다. 1992년생 로돈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자(CWS)로 특급 기대주였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커리어 첫 6년을 보냈다. 2015년 데뷔한 로돈은 2020시즌까지 97경기 536.2이닝, 29승 3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고 데뷔시즌에만 3점대 평균자책점(26G 139.1IP, ERA 3.75)을 기록했을 뿐,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계속 아쉬웠다. 심지어 부상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로돈은 지난해 가치가 급상승했다. 역시 부상을 겪으며 24경기 132.2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쳤지만 13승 5패, 평균자책점 2.37, 185탈삼진의 뛰어난 기록을 썼다. 규정이닝에 한참 미치지 못했음에도 지난해 아메라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5위에 오른 뒤 FA가 된 로돈은 지난 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4,4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뒤 올해 31경기 178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2.88, 237탈삼진을 기록했고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다시 FA 시장으로 나왔다.

최근 2년 동안 55경기 310.2이닝, 27승 13패, 평균자책점 2.67, 422탈삼진을 기록한 성적은 분명 뛰어나다. 하지만 규정이닝 소화가 단 2번 뿐이고 180이닝을 한 번도 던져보지 못한 30대 강속구 투수인 로돈은 여전히 위험이 크다. 최근 투수 계약의 트렌드인 '단기 고액 계약'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제이콥 디그롬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1억8,500만 달러의 예상보다 '저렴한' 계약을 맺었지만 배싯이 큰 계약을 따내며 FA 선발 시장은 다시 과열되고 있다. 로돈의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배싯보다 사실상 4살이 어리고 성적도 더 좋은 로돈의 계약 협상에서 배싯의 계약 규모를 적극 활용할 것이 분명하다. FA 시장에 남은 '매물'이 점점 줄어드는 만큼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구단들은 그런 보라스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극한의 노사 대립 속에서도 홀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던 보라스는 올겨울 또 웃고있다. 과연 로돈이 어떤 계약을 따낼지 주목된다.(자료사진=카를로스 로돈)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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