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파킨슨병 1상 부분 보류…우려 과도”

김예나 2022. 12. 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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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분석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임상 1상에 대해 ‘부분 임상 보류(Partial Clinical Hold)’ 통보를 받았다. 13일 증권가에선 이번 부분 보류 통보는 ABL301 물질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FDA로부터 이중항체 치료제 ABL301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 심사에서 부분 임상 보류 공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FDA 공문의 주요 내용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최초로 제출했던 ABL301 1상의 최대 투약 용량은 체중 1kg당 80mg이 아닌 20mg 이하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6.69% 하락한 2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에는 지난달 7일 1상 IND 변경 신청을 공시하고 30일 후인 지난주에 별 다른 소식이 없자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낮은 용량부터 1상 투약…추가로 비임상 독성시험 진행

ABL301은 ‘IGF1R’를 표적해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고, 파킨슨병의 원인물질 알파시누클레인을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지난 1월 동물실험 단계에서 사노피와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약 900억원(전체 계약 규모의 약 7%)을 받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첫 IND에서 총 6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용량 증량시험(6개 코호트, 48명)과 다중용량 증량시험(2개 코호트, 20명)을 포함했었다. 이후 지난달 고용량 및 다중용량 증량시험을 제외한 40명 대상 IND 변경 신청을 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제출된 비임상 독성시험(GLP tox study)으로는 80mg까지 투약할 수 없다는 FDA 공문 내용에 따라, 저용량으로 우선 임상에 착수할 것임을 밝혔다”며 “동시에 추가적으로 비임상 독성시험을 진행해, 고용량도 투약할 수 있도록 해 1상 진행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20mg을 초과한 고용량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고용량에 대한 GLP 독성 비임상 추가 실험을 진행하거나, 기존 데이터에 대한 부가 설명을 제출해 수락(accepted)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첫 IND 최대 투약 용량 80mg이 사노피와 논의된 용량 설정 및 임상 신청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노피는 지난 9월 에이비엘바이오의 비임상 독성시험에 대해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2000만달러(278억원)를 지급해, 사노피와 충분히 논의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임상 진행과 마일스톤 수령에 차질 없을 것” 

이번 FDA의 부분 임상 보류는 ABL301 물질의 문제가 아니므로 임상 실패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레카네맙’의 임상 사망 사례 등에 따라 FDA가 안전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허 연구원은 “ABL301 물질의 독성 이슈가 아니라, BBB 투과 플랫폼 기반의 첫 임상 진입인데다 IGF1R 표적으로도 처음이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임상이 안전하게 진행되길 원하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ABL301 1상은 건강한 사람에게 투약하기 때문에 레카네맙과 같은 부작용 발생을 우려한 FDA가 보수적 접근을 고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향후 임상 진행과 마일스톤 수령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봤다. 허 연구원은 “저용량 투여 임상 진행이 가능하고 1상 첫 환자 투약 시 사노피로부터 마일스톤 유입이 예정돼 있다”며 “임상 진행은 기존 일정과 큰 차질 없이 이달 말이나 내년 초에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비임상 추가 독성 시험에는 약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1상 단일용량 증량시험 또한 6개월 가량이 걸려 현재로서는 고용량에 대한 임상 진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추가 전임상 비용이 들 수 있겠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올 3분기 말 기준 약 122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부담이 크지 않다고 봤다.

비슷한 임상 보류 사례를 고려해도 임상 진행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BBB 투과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임상에 진입하려던 디날리 또한 FDA로부터 연초 ‘DNL919’의 1상 임상 보류와 전임상 독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다. 이후 6월에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제출해 승인됐다. 

허 연구원은 “디날리는 당시 부분 보류가 아닌 보류를 받았었다”며 “최악의 경우 에이비엘바이오가 추가 독성 비임상 실험 데이터를 확보한 후에 임상을 진행하더라도 6개월 뒤 추가 자료를 제출하면 임상 진행이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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