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택자는 도와주면서 무주택자 전세대출은 왜 외면하나요”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2. 12. 13. 0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세대출 이자 두배로…세입자 “멘붕”
정부, 특례보금자리론 내년 운용
“무주택자 전세대출도 지원해달라”
은행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매경DB]
“전세대출 이자가 3%대에서 6%대 금리로 올랐어요. 계약은 1년 넘게 나았고 줄일 돈이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합니다. 정부는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지원해주면서 왜 우리처럼 집없이 사는 무주택자들의 전세대출은 외면하나요.”

13일 주부 김모씨는 은행으로부터 전세대출 금리가 인상된다는 문자를 받고 밥맛이 뚝 떨어졌다.

“매달 (이자) 50만원씩 내다가 이젠 100만원돈 내야하는데 막막합니다. 지금도 빠듯한데 뭐부터 줄여야할지 계산해도 답이 안 나와요. 아이가 돌도 안되서 알바도 못해요. 내년에도 금리가 더 오른다고 하는데 버틸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가파르게 오른 전세대출 이자로 인해 무주택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월세 사는 기분” “금리 인상 행진이 무섭다”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멘붕”이라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국내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8%대에 육박한다. 불과 1년 전 3~4%대에 전세대출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서민들에게 주거비 부담이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전세 대출금 3억원을 3%대 금리로 빌렸던 세입자의 경우 이자 부담액이 75만원에서 180만원대로 늘어난 상황이다.

무주택 가구의 이자비용은 1년새 30%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무주택 상태로 전세에 거주하는 가구의 이자 비용 지출은 월평균 12만3833원으로 1년 전(9만4617원)보다 30.9% 증가했다.

소득 분위별로는 4분위 이자 비용이 20만409원으로 1년 새 89.2% 급증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이자 비용 부담이 소득 분위 기준 중간·중상층에 집중된 것이다. 소득 분위 기준 하위층은 정부의 정책 전세자금 대출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위 분위보다 신용이 좋고 자금 동원 여력이 있는 중산층의 이자 부담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갈수록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득 중간층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제일 커
정부가 주택 담보대출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년부터 한시적으로 운용한다고 밝히면서 무주택 전세 실수요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정부 지원이 쏟아지고 있는데 전세대출의 경우 정책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제한이 없고, 최대 5억까지 대출이 나오면 연 4%대 초중반의 고정금리로 이용할수 있다. 정부는 이를 내년 1년간 한시적 운용한다. 고금리 주택담보대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그러나 전세대출 지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소득 5000만원 이하 특정 층이 이용할수 있는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 등이 있지만 서민들이 폭넓게 사용할수 있는 전세대출 지원 상품은 없다.

전세대출은 대부분 대부분(지난해 말 기준 93.5%)이 변동금리를 적용받고 있어서 서민들은 전세대출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는다.

직장인 박모씨는 “집 산 사람은 대출 4%대로 해주고, 집 없어서 전세사는 서민들은 6%~7%대 전세대출 이용하라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정부가 무주택자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면 무주택 전세대출도 지원해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세대출 지원이 어려운 이유는 전세자금대출의 특성 탓도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과 같은 담보물이 없고, 대출 기간이 짧아 안심전환대출의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그러나 전세대출 금리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무주택자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는만큼, 급증한 전세대출 부담으로부터 서민들을 지원할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세대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메일 뉴스 매부리레터를 구독하세요. 네이버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시면 됩니다.

네이버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면 구독할 수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