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모드리치, '라스트댄스'는 한 명뿐

문원빈 기자 2022. 12. 1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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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神’ vs ‘축구 타짜’…변수는 아르헨티나의 옐로카드 부담

"네이마르가 넘어서지 못한 철벽… 메시라면 모른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큰 이변은 단연 모로코다. 모로코는 조별 리그에서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것만으로 화제였는데 토너먼트에선 믿기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강호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연달아 물리치고 아프리카 최초 4강에 올랐다. 전세계 축구 팬 시선이 모로코로 쏠렸다. 

모로코가 일으킨 모래바람 못지 않게 크로아티아 돌풍도 강력하다. 크로아티아는 브라질을 8강에서 좌절시켰다. 브라질은 AI 분석 결과 우승 확률 25%를 넘긴 유일한 팀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철벽 수비를 파훼하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물론 이변이라 부르긴 애매하다. 브라질, 프랑스, 잉글랜드 등 우승 후보에 스포트라이트가 너무 비춰져서 그렇지 크로아티아는 약팀이 아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2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브라질을 꺾은 크로아티아가 4강에서 만나는 팀은 아르헨티나다. 피파23 기준 팀 오버롤(이하 OVR) 아르헨티나가 84로 크로아티아 80보다 높다. 몸값 차이도 상당하다. 아르헨티나는 총 6억3320만 유로(약 8685억 원)으로 크로아티아 3억7700만 유로(약 5227억 원)보다 66%나 높다.

에이스 OVR은 메시가 91로 모르리치 89보다 약간 앞선다. 베스트 멤버 평균 연령은 아르헨티나가 29.45세로 크로아티아 28.45세보다 높지만 속도에선 눈에 띄는 차이가 없어 무의미하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는 8강 종료 후 아르헨티나 우승 확률을 39.29%로 예측했다. 크로아티아는 11.86%다. 두 팀의 승부에서도 아르헨티나가 이길 확률 52%, 크로아티아가 이길 확률은 20%로 분석했다.

반대 의견도 꽤 나온다. 크로아타아가 이길 확률도 높다는 분석이다. 크로아티아와 아르헨티나는 2018년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만났다. 당시 크로아티아가 3대0으로 완승했다.

- 피파23 기준 크로아티아 전력

크로아티아는 수비 위주 전술의 대가다. 월드컵 내내 이를 증명했다. 수비에 성공한 이후 강력한 중원 라인을 앞세워 역습에 나선다.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 브라질도 크로아티아 수비에 무릎을 꿇었다. 승부차기까지 이어가면 크로아티아의 세상이다.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크로아티아의 강점이 있다. 공격력이 높지 않거나 자신들과 비슷한 수준 팀이라면 중원 싸움에서 압도한 후 오히려 공격적으로 상대의 골문을 두드린다. 조별 리그에서 캐나다와의 대결이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전에선 수비 위주 축구를 보여줄 전망이다. 핵심은 로브렌, 그바르디올, 브로조비치다. 중앙 수비를 맡은 3명이 얼마나 리오넬 메시를 잘 막는지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려있다. 공격권에선 역시 모드리치의 어깨가 무겁다.

브라질전에서 모드리치는 자신이 왜 '축구 타짜'로 불리는지 톡톡히 입증했다. 브라질 선수들도 그의 탈압박과 패스 능력에 속수무책 당했다. 모드리치가 중원 싸움의 활로를 열어줄 때코바치치, 파샬리치, 페리시치 등 다른 공격 자원들이 마무리를 해준다면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다.

- 피파23 기준 아르헨티나 전력

아르헨티나의 승리는 역시 리오넬 메시에게 달려 있다. 미리 경기를 그려보면 아르헨티나가 크로아티아에게 맹공을 펼치고 크로아티아가 꿋꿋하게 막아내는 구도가 예상된다. 이때 메시와 호드리고 데 파울, 엔초 페르난데스, 알렉시스 액앨리스터 등 미드필더진이 중원 싸움에서 압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전처럼 스리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중원 싸움에서 밀리거나 빠르게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 반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스트라이커 부재다. 

아르헨티나에는 특출난 스트라이커가 없다. 네덜란드전에선 중앙 공격수 자체를 배제했다. 과거 세르히오 아게로,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에르난 크레스포, 곤살로 이과인, 디에고 밀리토 등 출중한 스트라이커가 존재했던 시절이 그립다. 메시가 예전처럼 중앙 공격수로 활동하는 것도 무리수다. 메시의 킬 패스를 확실하게 골로 이어줄 선수의 부재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아쉽다.

아르헨티나 수비 조직력은 탄탄한 편이지만 크로아티아에 비해서는 약하다. 스페인, 포르투갈, 브라질을 떠올려보자. 계속 공격을 펼치다가 제풀에 지쳐 패배했다. 수비 위주 전술팀은 수비에 성공할수록 기세가 상승한다.

결국 4강 1경기는 크로아티아가 얼마나 메시를 잘 막느냐,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활용해 얼마나 크로아티아 골망을 흔들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과연 크로아티아가 아르헨티나를 무찌르고 두 번째 결승 진출에 성공할 지, 아르헨티나가 2018 월드컵 리벤지에 성공할 지 기대가 된다.

■ 아르헨티나(피파 랭킹 3위, 8강전 포메이션 3-5-2)



◎ 강점 '균형 잡힌 공수 파워'



- 강력한 미드필더, 공격 라인



- 컨디션 절정 '리오넬 메시'



- 성공적인 스리백 전환



 



◎ 약점 '8강전 체력 소모'



- 공격진 골 결정력 부족



- 8강전 체력 소모



- 메시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한 경기력



 



◎ 핵심 선수 '리오넬 메시'



매 경기 MOM이라 입이 아플 정도다. 아르헨티나 축구 시작과 끝은 메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강전에서도 1골 1도움으로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증명했다. 크로아티아전에서도 그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최대 강점이자 약점이다. 메시의 컨디션이 저조하면 전체 경기력이 무너진다. 다행히 8강까진 메시의 컨디션이 절정이다.



메시는 OVR로 가늠할 수 없는 선수다. 91로 피파23에서 가장 높지만 메시는 늘 OVR을 훌쩍 넘어선 활약을 펼쳤다. 나이가 들면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닌 플레이메이커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메시는 스페인 전성기를 이끈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합친 느낌이다. 플레이메이커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덕분에 킬 패스와 어시스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득점력은 예전보다 떨어졌어도 오히려 팀 승리에 더 많은 공헌을 세우고 있다. 다행히 득점력도 월드컵에서 조금씩 살아났다. 페널티킥이 2골이지만 어느새 4골로 5골의 킬리안 음바페를 바짝 뒤쫒고 있다. 



메시의 패스 시야는 가히 환상적이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교하게 공을 전달한다. 8강전 나우엘 몰리나 골을 만든 패스도 마찬가지다. 메시의 클래스를 한껏 증명한 패스였다.



축구 전문가들은 "메시는 나이에 맞게 자신의 플레이를 개조했다. 오히려 전보다 더 축구를 잘하는 것 같다. 정말 공을 쉽게 찬다. 이전에는 환상적인 골이 많았다면 이젠 환상적인 플레이가 많다"고 극찬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숙명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8강에서 모로코 모래바람에 고배를 마셨다. 메시의 평가에는 늘 월드컵 무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이제 두 걸음 남았다. 카타르에서 그의 숙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전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 크로아티아(피파 랭킹 12위, 8강전 포메이션 4-1-2-3)



◎ 강점 '최근 전적 및 기세 싸움 압도'



- 높은 장기전 승률 및 경험 多



- 승부차기 연승 행진



- 브라질 공격진 막아낸 탄탄한 수비력



 



◎ 약점 '체력 관리 불투명'



- 토너먼트 장기전 지속



- 공격진 골 결정력 부족



- 모드리치 컨디션에 따른 경기력 좌지우지



 



◎ 핵심 선수 '루카 모드리치'



아르헨티나에 리오넬 메시가 있다면 크로아티아에는 루카 모드리치가 있다. 모드리치도 중원을 지배하면서 필요할 땐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두드린다. 탈압박 능력은 메시에 버금간다.



피파23에서 모드리치의 드리블 능력은 85, 볼 컨트롤 능력은 91이다. 메시는 95, 93으로 크게 높다. 그러나 현실에서 두 선수가 공을 뺏기는 상황은 거의 볼 수 없다. 단순 능력치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미다.



4강전에서 모드리치는 조금 더 수월한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는 장기전에 강하지 않다. 아르헨티나는 네델란드와의 혈전으로 체력을 크게 소모했다. 경고 누적 선수도 네덜란드 선수들과의 신경전으로 많아졌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의아할 정도로 장기전에 강하다. 장기전 경험으로 비교하면 크로아티아가 압도적이다. 4강전도 연장전, 혹은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면 크로아티아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크로아티아는 브라질전처럼 최대한 라인을 내려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방어할 가능성이 높다. 모드리치도 메시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수비 가담에 최대한 신경 쓸 것이다.



관련해서 모드리치는 "메시는 최고의 선수다. 그를 막는 것은 매우 힘들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준비가 돼 있다.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며 "대부분이 아르헨티나가 우세할 것이라 예상한다.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평생에 단 한 번, 인생 최고로 남을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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