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쓰려면 이정도는 써야지’ 새로운 악의 제국, 뉴욕 메츠[슬로우볼]

안형준 2022. 12. 13.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이쯤되면 새로운 '악의 제국'의 탄생이다.

뉴욕 메츠는 올겨울 가장 뜨거운 팀이다. 사실 지난 겨울부터 뜨거운 팀이었지만 올겨울 더욱 뜨거워졌다. 그야말로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행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올겨울 메츠는 그야말로 지갑으로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윈터미팅이 막 끝난 12월 12일(한국시간)까지 4억 달러 이상을 FA 시장에 쏟아부었다. 전방위적인 전력 보강이 이뤄지고 있다.

에드윈 디아즈를 5년 1억200만 달러 역대 불펜 최고액 계약으로 잔류시키며 오프시즌을 시작한 메츠는 저스틴 벌랜더와 2년 8,667만 달러, 브랜든 니모와 8년 1억6,200만 달러, 데이빗 로버슨과 1년 1,000만 달러, 호세 퀸타나와 2년 2,600만 달러, 센가 코다이와 5년 7,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뉴욕 포스트, MLB.com, ESPN 등 현지 언론들은 메츠의 2023시즌 구단 연봉 총액이 약 3억4000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겨울 노사가 체결한 CBA에 따르면 2023시즌 사치세 부과 기준액은 2억3,300만 달러. 기준보다 1억 달러 이상을 초과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도 사치세 대상 구단이었던 메츠는 현지 언론들의 예상이 맞다면 내년에는 '벌금'으로만 7,500만 달러 이상을 내야 할 전망이다. 사치세 뿐 아니라 드래프트 등에서도 패널티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메츠의 행보가 여기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포스트는 메츠가 외야 선수층 보강을 위해 추가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니모는 추가 영입이 아닌 '내부 FA 잔류'였던 만큼 외야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메츠의 40인 로스터에는 외야수가 니모와 스탈링 마르테, 마크 칸하, 칼리 리 뿐. 여기에 주전급 좌타자도 부족한 메츠가 마이클 콘포토나 앤드류 베닌텐디, 마이클 브랜틀리 등을 영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큰 걱정이 없다. MLB.com에 따르면 현재까지 메츠가 사용한 4억 달러 이상의 돈은 코헨 구단주의 총 자산의 2%를 겨우 넘는 수준. 돈이 많아도 너무 많은 코헨 구단주는 '그깟 벌금'을 물더라도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메츠의 행보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빅리그 판도를 주도하던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코헨 구단주가 1-2년 정도 거액을 쏟아붓고 '벌금'인 사치세까지 납부하는 것이 전혀 부담되지 않는 재력을 가졌음을 감안하면 메츠의 행보는 오히려 합리적으로 보이는 면도 있다. 어마어마하게 부풀어오른 연봉총액 규모가 그리 오래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2일까지 계약 또는 합의를 이룬 선수 중 벌랜더의 계약이 끝나는 2024년 시즌이 지나고 나면 서비스타임을 제외하고 현재의 계약이 유지되는 선수는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니모, 스탈링 마르테, 디아즈, 센가 등 5명 뿐이다. 연봉이 4,330만 달러인 맥스 슈어저는 옵션을 포함해도 계약이 2024년까지고 벌랜더는 베스팅 옵션이 실행되지 않으면 2024년을 끝으로 메츠를 떠난다. 카를로스 카라스코, 제임스 맥캔, 마크 칸하, 퀸타나,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등 메츠가 최근 '수집'한 선수들은 2024년이면 모두 보장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물론 계약이 2024년 이후로도 이어지는 5명의 2025시즌 연봉 합계가 약 1억2,000만 달러 수준으로 높지만 메츠가 '사치세 리셋'을 원한다면 무리한 연봉보조 트레이드 없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2025시즌 사치세 부과 기준은 2억4,100만 달러. 5명의 연봉을 제외하고도 약 1억2,000만 달러의 여유가 있다.

여기에 마르테도 2025년이면 계약이 끝나고 디아즈도 옵션에 따라 2025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수도 있다. 수많은 선수들을 영입했고 거액을 안겼지만 소위 '장기적인 악성계약'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 계약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옵션과 무관하게 2025시즌 이후에도 팀에 남는 선수는 린도어와 니모 뿐이다.

아직 창단 후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구단도 존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2년 동안 벌금을 감수하는 '올인'을 감행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은 충분히 해볼만한 모험이다. 더 긴 시간 동안 결과적으로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도 우승은 커녕 우승의 문턱에도 접근하지 못하는 팀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의외로 '가성비'가 있는 도전일 수도 있다. 물론 코헨 구단주의 엄청난 재력이 전제된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모험은 아니지만 메츠는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팀이다.

만약 메츠가 과감한 투자의 결과 우승 반지까지 끼게 된다면 메츠의 광폭 행보는 '돈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시장에 돈을 쏟아붓는 팀은 계속 존재했지만 그렇게 우승을 이뤄낸 팀은 드물었다. 과연 메츠의 투자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자료사진=스티브 코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